'막말' 김준혁·'편법 대출' 양문석 국회 입성…정권심판론에 묻혔다

'아빠찬스' 공영운 외엔 조국당 박은정 등 대부분 생존
국힘 '이조심판론' 공세도 '정권심판론' 뒤집기 역부족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범야권이 190석에 가까운 압승을 거두면서 막말과 재산 논란이 제기된 후보들도 22대 국회에 대거 입성했다. 국민의힘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띄우며 야권의 도덕성 논란을 집중 공격했지만 정권심판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운동 대부분을 할애해 "이재명·조국·김준혁·양문석·박은정처럼 살아온 사람이 있냐"며 야당 비판에 집중했다. 하지만 표심에선 야권 후보들의 비호감보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심판 의지가 더 크게 드러났다. 선거 막판 야권 후보들의 논란에만 의지하면서 집권여당으로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대표적으로 막말 논란이 제기됐던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와 편법 대출 의혹이 있었던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가 나란히 당선됐다.

김 후보는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을 벌인 끝에 50.86%를 얻어 1.73%p 차이로 금배지를 달았다.

김 후보는 '이화여대생 미군장교 성상납',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위안부 성관계' 발언 등으로 총선 기간 가장 크게 논란이 됐다. 총선 전날엔 김 후보가 퇴계 이황을 '성관계 지존'이라고 언급한 사실에 반발한 안동 유림인사들이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양 후보는 55.62%로 장성민 국민의힘 후보에게 11.25%p 차이로 승리했다.

양 후보는 2020년 서초구 잠원동의 31억 원 아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딸 명의로 새마을금고에서 사업자대출을 받아 편법 대출 논란이 일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출금 11억 원 전액을 환수하기로 했다.

경기 안산 상록선관위는 김 후보가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며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천안함 망언 5적으로 비판했던 박선원 인천 부평을 후보도 51.36%(12.61%p 차이) 득표율로 당선됐다. 박 후보는 과거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선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경기 화성을에 출마했던 공영운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공 후보는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성동구 성수동의 30억 원 상당 주택을 증여해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였다.

조국혁신당 역시 논란의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며 제3당으로 올라섰다.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당선된 박은정 후보는 남편 이종근 변호사가 다단계 사기 사건 피의자들을 변호하면서 거액의 수임료를 받아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다. 이 변호사는 검사 시절 다단계 수사 전문가였다. 박 후보 부부의 재산은 이 변호사의 개업 이후 1년 사이 41억 원 증가했다.

박 후보 역시 검찰 재직 시절 1년 넘게 출근하지 않고 1억 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비판 대상이 됐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황운하 후보도 조국혁신당 비례 8번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바례 6번으로 당선된 김준형 후보는 국립외교원장 시절 한미동맹을 '가스라이팅 현상과 닮아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의 세 자녀는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음주운전 1회, 무면허운전 3회로 벌금형 전과가 있는 신장식 후보(4번)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최측근 서왕진 후보(12번)도 22대 국회 문턱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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