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최소 3석 원내 진입·녹색정의당 퇴출…엇갈린 운명

녹색정의당, 심상정 낙선·정당 득표율 3% 미만…원외 퇴출 위기
진보당, 민주당 연대로 최소 3석 확보…12년 만에 원내 진입 목전

녹색정의당 김준우, 김찬휘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표상황실 출구조사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22대 국회에서 더는 녹색정의당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유일 지역구인 고양갑을 잃었고 비례대표 의석 배분을 위한 정당 득표율 최소 3%를 얻지 못했다. 0석으로 원외로 퇴출이 불가피해졌다. 17대 국회 입성한 이래 지난 20년간 원내 소수정당으로 군림해 온 녹색정의당에 닥친 절체절명 위기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3분 전국 비례대표 개표율 91.94%가 진행된 가운데 녹색정의당 득표율은 2.11%에 그쳤다. 심상정 고양갑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후보에 밀려 3위로 낙선했다. 전날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녹색정의당은 0석으로 예측됐다.

녹색정의당은 17대 총선 국회 입성한 이래 지난 20년간 거대 양당 사이에서 적재적소에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며 원내 군소정당으로서 자리매김했다. 19대 국회에서는 13석까지 늘어나는 쾌거를 이뤘고 20대~21대 때는 6석을 유지해 왔다. 이번 총선에서도 '기존 6석'을 목표로 녹색당과 연대해 민주당에 맞서 독자노선을 추구했으나 결과는 참패로 끝났다.

일각에서는 총선 참패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20대 대통령 선거와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작년 하반기 보궐선거까지 잇단 참패를 겪으면서 당의 방향성을 놓고 여러 계파가 갈등했다. 그 결과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사회민주당 등 네 갈래로 쪼개졌다.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총선을 치르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과거 녹색정의당과 한 몸이었던 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약진하고 있다. 윤종오 울산북구 후보가 6만 3188표(55.12%) 득표율로 박대동 국민의힘 후보를 1만 4033표차로 이겼다. 비례대표 정혜경(5번)과 전종덕 후보(11번)도 당선권에 들면서 진보당은 최소 3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진보당의 약진에는 민주당과 협력이 결정적이었다. 민주당은 진보당이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위성정당) 합류하는 조건으로 울산북 지역구를 양보했다. 울산북은 노동자 밀집 지역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구다. 윤 후보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직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서 61.5%로 당선된 바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몰락한 민족해방(NL) 계열의 진보당은 12년 만에 원내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다만 오는 국회에서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반미·종북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도부에 윤희숙 대표 등 통진당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한미동맹 또는 한미관계 해제가 담긴 강령도 비판의 소지가 크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