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관전포인트 ①1당 과반 여부 ②제3지대 성적표 ③한강·낙동강 표심

범야권 과반땐 조기 레임덕 가능성, 국힘 승리땐 국정운영 기반 확보
서울 접전지서 국힘 지지세 확대, 낙동강선 윤영석 발언 변수로

한동훈(왼쪽부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 /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걸린 22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여소야대 정국이 재현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51석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이번 총선의 가장 큰 관심사다.

◇어느당이 과반할까

민주당이 단독으로 151석 이상을 차지한다면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조기에 시작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내 입지와 대권 가도는 탄탄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원내1당만 되고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한다면 조국혁신당의 대승이 부각될 수 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윤 대통령 남은 임기 3년간 국정 운영 동력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 국회의원 254명과 비례대표 46명을 새로 뽑는 이번 선거는 10일 오전 6시를 시작으로 본투표에 돌입한다. 오후 6시 투표가 종료되고 11일 새벽이 돼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이대로 승기를 굳혀 재적 의원 과반인 15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윤석열 정부가 임기 3년차에 식물 정권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에 치러진 21대 총선과는 의미도 다를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 3년차에 실시되는 이번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유권자들이 현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라고 힘을 실어주게 된다.

민주당은 국회의장직을 확보할 수 있고, 상임위원장직 차지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본회의에 상정된 각종 법안과 예산안을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대통령을 제외한 총리·국무위원·법관·감사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여당에서도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향한 불만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이 23대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지 않아 더는 대통령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도 변수다. 국민의힘 120~130석 안팎, 민주당이 140석 안팎의 의석을 얻어 조국혁신당과 연대를 통해 범야권이 과반을 하게 되면 22대 국회 초반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팽팽한 기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조국혁신당 덕분에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조국혁신당의 대승만 크게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여당인 국민의힘이 151석을 확보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힘을 받게 된다. 지난 2년간 막혀 있던 국정과제를 추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선거를 원톱으로 이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027년 대선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총선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도 정권 심판 분위기가 우세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일반적인 여소야대와 사뭇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피의자인 이 대표와 조 대표가 자신들의 범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부 여당을 굉장히 압박하면서 증오와 혐오의 정치가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했다.

◇제3지대 성적표와 조국혁신당 의석수는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등 제3지대의 성적표도 관심이다. 현재로선 조국혁신당이 10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이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38석)처럼 제3지대 정당으로서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권심판 바람을 타고 등장한 데다, 문재인 정부의 상징적인 인물인 조국 대표의 정당인 만큼 사실상 '민주당 2중대'' 민주당 자매 정당'이라는 게 조국혁신당에 대한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2~3석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심상정 원내대표의 녹색정의당은 각각 1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녹색정의당은 1석도 얻지 못해 원외로 밀려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기 고양갑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심 원내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중도 지형의 정당은 개혁신당밖에 남지 않았는데, 개혁신당조차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양당 체제로 굳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최대 격전지 한강벨트·낙동강벨트는 누가 접수할까

최대 격전지 한강벨트와 낙동강벨트의 표심의 향방도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이 서울 49개 지역구 중 8석만 건졌는데, 이번에는 한강벨트(마포갑·을, 용산, 중성동갑·을, 광진갑·을, 영등포갑·을, 동작갑·을)에서 2~3석을 더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김준혁·양문석 등 막판 민주당 후보들의 논란으로 서울 주요 접전지에서 국민의힘 지지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야가 모두 사활을 걸고 있는 낙동강벨트(경남 김해갑·을, 양산갑·을, 부산 사상, 부산 사하갑·을, 부산북갑·을, 부산 강서)에서 민주당이 수성에 성공할지, 국민의힘이 탈환할지도 관심사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고향이 있는 낙동강벨트는 야당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이 해 볼만하다고 여기는 지역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낙동강벨트 9석 중 5석을 가져갔다. 윤영석 국민의힘 경남 양산갑 후보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죽여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막판 변수로 거론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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