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양당 체제' 1당 과반 가능성 높아…협치 복원 '숙제'

與 승리 시 尹정부 국정운영 탄력…범야권 200석 이상 尹 정치적 탄핵
야권 180석 이상 '패스트트랙' 가능…거부권 정국 '여야 갈등' 지속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텅 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석 사이로 걸어나가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4·10 총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번에 구성될 제22대 국회는 윤석열정부의 남은 임기와 함께한다는 점에서 총선 결과는 향후 정국주도권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여야 어느 쪽이든 승리하는 곳이 향후 국정주도권을 잡게 된다. 특히 야권의 경우 200석, 180석, 과반 등 획득 의석수에 따라 야당의 여권 압박 수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의 총선 자체분석에서 여소야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110~120석을, 더불어민주당은 150석 이상의 의석 확보를 각각 전망하고 있다. 야권의 또 다른 한 축으로 등장한 조국혁신당도 10석 이상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야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선거막판까지 쉽사리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번 총선 결과는 향후 국정주도권의 향방을 가르게 된다. 제22대 국회 임기는 오는 6월부터 2028년 5월말까지로 2027년 5월9일까지인 윤석열정부의 남은 임기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여권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윤석열정부의 국정운영은 탄력을 받게 된다. 정부 출범과 함께 극단적 여소야대로 임기를 시작한 윤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 등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정부조직법 처리를 시도조차 못했다.

입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행정권 사용에 집중 ‘시행령’ 정치를 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다수 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법안을 막기 위해 임기 21개월 동안 9건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이는 역대 정부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거부권 정국은 여야 갈등을 극에 달하게 했다.

정치권 관측대로 여소야대 국회가 22대에서도 이어질 경우 정국은 야당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승리는 확보 의석수에 따라 정국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만약 범야권이 200석 이상의 압승을 거둘 경우 윤석열 정부는 사실상 정치적 탄핵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200석은 대통령 탄핵소추가 가능한 숫자다.

그동안 대통령이 여소야대 국면에서 사용해 왔던 거부권도 무력화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국회 과반수 출석에 출석인원 3분의 2의 동의를 통해 제정할 수 있다.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은 물론, 김건희여사를 비롯한 각종 특검법안도 야당의 의지에 의해 처리할 수 있는 셈이다.

범야권 180석도 상징적이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없지만, 법률안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야당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의회 내 다수파를 견제하기 위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도 24시간 내에 강제 종료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21대 국회와 같은 거부권 정국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번 총선이 윤 정부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 만큼 야권이 180석을 차지한다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야당의 180석 미만의 과반을 차지하더라도 정부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과반을 차지한 정당은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단독 입법이 가능하고 국무총리·헌법재판관 등에 대한 임명동의안,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을 처리할 수 있다.

총선 결과는 각 진영의 권력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이 승리할 경우,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탄력을 받지만, 살아있는 권력인 윤 대통령과 미래권력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간 신경전이 예상된다. 동시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치명상을 입게 된다.

반대로 야권이 180석 이상 압승할 경우,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던 한 위원장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여권의 의석수는 한 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엇갈리게 할 전망이다.

정치적 자산으로 남을지, 총선 패배의 책임론에 직면할지 알 수 없다. 여권에서는 한 위원장의 승리 기준을 패스트트랙을 막을 120석 이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비례대표에서 돌풍을 일으킨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0석 이상의 의석수를 차지할 경우 야권의 잠룡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