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 막판 변수 셋 ①막말 리스크 ②최종 투표율 ③2030표심
역대 총선 최고 사전투표율 최종 투표율 견인 효과
'김준혁 리스크' 2030여성 표심에 악영향 관측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이틀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 판세를 흔들 막판 변수로는 막말 리스크, 부동층이 많은 2030세대의 표심, 최종 투표율 등이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각종 막말, 부동산 투기 논란이 여론에 반영되면서 국민의힘 열세였던 지역구가 박빙으로 바뀌고 있는 기류이지만, 여전히 야권 우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본투표 당일까지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열세로 판단하면서도 추격을 벼르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 후보들의 부동산 의혹과 막말 리스크가 수도권 바닥 민심을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석준 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2주 전 저점으로 해서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며 "최근 한 주 사이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게 나타나고 있고 현장 분위기는 여론조사보다 훨씬 더 좋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새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 직전 여론조사 결과에 낙심한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용인 유세에서 "정말 이렇게 되면 나라가 망할 것 같다. 남은 12시간에 대한민국 미래가 달렸다"며 투표 참여를 거듭 독려했다.
국민의힘은 공세 수위를 높이며 판 흔들기에 나섰다. 특히 '이화여대생 성상납' '박정희 위안부 성관계' '연산군 스와핑' 등 각종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가 진보 성향을 갖고 있는 '2030 여성 표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막말 리스크는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층 표심을 뒤흔들어 전국 60여곳 격전지의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21대 총선 9일 전인 2020년 4월6일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문란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가 큰 파문이 일었다. 차 후보의 발언이 보수층 결집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미래통합당 참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민주당은 현재 판세를 박빙 우세로 보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서울 강동을 유세에서 "이번 선거가 참 묘해서 전국에서 접전, 박빙 지역이 너무 많다"며 투표를 적극 독려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국 49곳 정도를 박빙 선거구로 보는데 여론이 2~3%포인트 이내에서 오르락내리락해 50석이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갔다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야권에선 큰 반전은 없을 것으로 보지만, 민주당 후보들의 논란이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각 후보들의 논란에 선을 긋고, 정부 심판론을 부각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야권에 판이 유리하게 짜인 만큼 막판 변수를 최소화하며 판을 유지하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겸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여당이 이렇게 졸렬하게 선거에 임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며 "정말 말하기도 수치스러울 정도로 저열하게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종 투표율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전 투표율이 높다고 최종 투표율이 높아진다고 볼 수는 없으나, 사전 투표율이 최종 투표율을 견인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5~6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는 역대 총선 중 최고치인 31.28%를 기록했다.
정치권에는 투표율이 60%를 넘으면 진보정당에, 55% 미만이면 보수정당에 유리하다는 통설이 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진보 성향이 강한 20~30대가 투표장에 나오면서 투표율을 끌어올린다는 근거에서다. 그러나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보듯 2030의 이념 지형이 보수 우위로 바뀌었기에 더이상 이 가설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관건은 세대별 투표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지지 기반인 40~50대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보수적 색채가 70대 이상 고령층 투표율이 높으면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고령화로 60·70대 이상 유권자 비중이 30%를 넘어서며 20·30대를 앞지른 점도 여당에는 불리하지 않은 요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가 이틀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더이상 돌발변수가 발생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유권자들의 주관적 이념 지형이 보수 우위이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더 높은 데다, 대통령 지지율이 38% 정도 나오기에 국민의힘이 최소 130석을 가져가고, 민주당이 과반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교수는 "최종 투표율이 70%에 근접하면 국민의힘이 이길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주관적 이념 지형이 보수 우위이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을수록 이념 지형이 선거 결과에 그대로 투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 역시 "여전히 민주당 우세라고 봐야 하지만, 민주당 단독 과반이 가능할 정도의 압승 구도가 가능하진 않을 것 같다"면서 민주당 137석 대 국민의힘 131석을 예상했다.
그는 "양문석, 김준혁 후보 논란은 이미 반영된 변수이고, 의정갈등 극적 해결 여부, 각 당 대표급의 말실수 정도가 마지막 남은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당파가 많고 탈이념적인 성향을 보이는 2030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보수적 색채가 강한 70대 이상 고령층 유권자의 투표율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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