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하루만에' 양문석 대출 불법 결론…야 "뻔뻔한 관권선거"
양문석 '편법대출' 의혹, 금감원 조사 합류 이틀 만에 '위법' 잠정 결론
이해찬 "뻔뻔한 관건선거…검사 하루 만에 내용도 없이 결과 발표"
- 윤다혜 기자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의 편법대출 논란과 관련해 현장검사를 진행한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금융감독원이 '위법·부당 대출'이 맞다고 판단했다. 두 기관이 공동검사를 벌인지 이틀 만에 '속전속결'로 잠정 결론을 발표한 것을 두고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을 지나치게 의식한 결정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 후보의 '편법대출' 의혹을 들여다본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금융감독원이 전날 양 후보 의혹에 대해 "위법·부당 대출이 맞다"고 판단한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조사를 실시한 지 이틀 만에 잠정 결론을 낸 것을 두고 '총선 부당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국민참여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금감원의 중간검사 결과 발표에 대해 "뻔뻔한 관권선거"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이 자기 관할도 아닌 개별 새마을금고의 검사를 이렇게 빨리, 신속하게 한 사례가 언제 있었나"라며 "검사 하루만에 내용도 없는 결과를 발표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노태우 정권 때부터 36년간 선거를 지켜봤지만 이렇게 노골적이고 뻔뻔하게 관권선거를 한 정부가 없었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양 후보는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20대 대학생 장녀가 대구수성새마을금고를 통해 11억 원의 고액 사업자 주담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해당 의혹이 불거지자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금융감독원이 나서 조사를 실시했는데, 두 기관은 양 후보의 대출이 과거 저축은행 작업대출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우회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3일 대출금 회수를 결정한 데 이어 해당 금고 임직원과 차주(양 후보 딸), 대출모집인 등 관련자들을 제재 절차에 넘기고 사문서 위조 등 혐의에 대해 수사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지난 1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현장검사에 착수한 지 나흘, 금감원이 합류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결론이다. '속전속결', '부당개입' 의혹이 불거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실제 양 후보 측 대출이 부적절하고 부실하게 실행됐다는 점이 확인된 것과 별개로 이번 발표가 총선 사전투표일(5일)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금감원의 지나친 정치 개입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소관인 새마을금고에 대해 금감원은 단독 검사 권한이 없고 행안부 요청이 있을 경우 검사 인력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검사는 금고에서 먼저 지원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금감원이 "사안의 시급성이 크다"며 공동검사를 먼저 제안하자 행안부가 지원 요청을 하는 모양새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월권 검사' 논란이 일었다.
특히 금감원이 현장 검사에 투입된 첫날인 지난 3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택 구입 목적으로 사업자 대출을 받았다면 편법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이라고 사실상 혐의 판단을 내린 발언을 하며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금감원이 야당 후보 검증 이슈에 과도하게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이복현 원장은 "금융위나 행안부, 대통령실 등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혼자 판단했다"며 "제가 책임져야 하니까 판단해서 의견을 드린 것이고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ahye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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