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나베" 조국 "빠루" 집중공세…최후 전선 사수하는 나경원
한강 벨트 초접전 지역구 동작을…이재명, 재판 후 '깜짝 방문'할 정도로 공들여
조국, 첫 서울 유세지로 동작을 선택…나경원 "전 마지막 방파제이자 최후의 전선"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출마한 서울 동작을에서 나 후보를 향한 야당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해당 지역구가 '한강 벨트' 주요 접전지 중 하나로 부상하면서 4선 경력의 중진이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나 후보를 꺾기 위해 이 대표가 '깜짝 방문'을 하는가 하면, '나베' 등 비하 발언까지 입에 올리면서 공격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서울 동작을은 1987년 이후 치러진 9번의 선거에서 보수정당이 4차례, 진보정당이 5차례 집권한 지역구다. 19대 재·보궐선거, 20대 총선에선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였던 나 후보가 승리를 거뒀지만 21대 총선에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자리를 내줬다. 야당 의원이 현역이지만 재개발 및 재건축이 추진 중인 흑석동 중심으로 보수 세가 강해져 민심 예측이 쉽지 않다. 주요 격전지인 '한강 벨트' 중에서도 양당이 유독 이곳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이 대표는 4일 기준 동작을만 6차례 들를 정도로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8일엔 동작구 남성역 골목시장에서 "동작을 우리(민주당)가 이겨야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다"며 "동작이 이기는 것이 국민이 이기는 것이고, 이번 선거가 심판 선거라는 걸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엔 대장동 재판 직후 류삼영 후보의 유세 현장에 깜짝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나 후보를 향해 '나베'라고 표현하며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나베는 나 후보와 일본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섞은 표현으로, 일본어로는 '냄비'와 발음이 같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류 후보 지원 유세를 가는 길에 중계한 유튜브 방송에서 "나 후보는 나베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국가관이나 국가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많다"고 말하며 나 후보를 공격했다.
조 대표도 3일 서울 첫 유세 현장으로 동작을에 속하는 이수역을 선택하면서 나 후보 견제에 가담했다. 조 후보는 유세 지역 선정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4월10일 이후 얼굴을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는 곳"이라며 "(나 후보가)빠루를 들고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됐지만 4년째 1심 재판 결과가 안 나오고 있다"며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조 대표와 나 후보는 서울법대 82학번 동기다.
이처럼 야권이 대대적으로 나 후보 견제에 나서는 배경엔 해당 지역 판세가 초접전 양상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보고된 지난 3월 한 달간 실시된 5차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나 후보는 류 후보보다 지지율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보였지만 4월 들어서는 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나 후보를 앞서는 등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26~28일간 동작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및 무선전화번호휴대전화 가상번호 방식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류 후보의 지지율은 41%, 나 후보의 지지율은 49%로 오차범위(±4.4%p) 밖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이데일리 의뢰로 지난 1~2일간 동작을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시스템(ARS) 및 무선전화번호가상번호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류 후보의 지지율은 48.5%, 나 후보 지지율은 47.5%로 집계됐다.
야권 공세가 집중되자 나 후보는 불편한 심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나 후보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어제 이 대표에 이어 오늘은 조국 대표가 왔다"며 "나경원만 무너뜨리면 대한민국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제가 마지막 방파제이고 최후의 전선"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민주당의 동작을 선거엔 동작이 없다. 동작과 아무 관련 없는 후보와 동작에 살지 않는 외부인만 가득하다"며 "동작 선거는 동작 사람이 지켜내야 한다. 실력 있고 검증된 저에게 동작을 맡겨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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