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편법 VS 불법' 공방…총선 전 검사 결과 발표 운명 가른다

현장 검사 착수한 금융당국…이복현 "편법 아닌 명백한 불법"
민주 "성찰하고 반성할 일은 맞아…금감원 개입은 '관권 선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SK브로드밴드 한빛방송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대기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4.4.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사전투표 시작일을 하루 앞둔 4일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의 '부동산 편법 대출' 논란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현장 검사에 돌입한 금융감독원이 총선 전 중간결과 발표 가능성을 시사하며 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전날부터 '편법 대출' 의혹을 받는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와 관련해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지원인력 5명을 파견하고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검사기한을 5일로 잡고 있지만 이르면 이번 주말에 중간 검사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양 후보의 논란에 대해 "주택 구입 목적으로 사업자 대출을 했다면 편법이나 관행으로 볼 수 없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4일이 지난 후 조기에 국민들께서 궁금하신 내용들을 정리해서 말씀드리는 게 맞는 건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양 후보의 대출금이 대출 용도와 다르게 사용된 것이 확인된 만큼 대출금 11억원 전액 회수 결정을 내렸다. 양 후보는 딸의 사업자 대출금으로 '아파트 대출금 6억원, 지인 등에게 빌린 돈 5억원을 갚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간 민주당 지도부는 양 후보 논란에 공식 대응하지 않으며 공천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점과 후보 본인이 사과한 점을 강조해 왔다. 다만 양 후보가 '새마을금고 측에서 먼저 사업자 대출을 제안했다'며 사기 대출은 아니라고 선을 그어온 만큼 금감원 검사에서 불법성이 드러날 경우 개인은 물론 양 후보를 안고 가기로 한 민주당 전체 선거 판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호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부분은 저희가 계속 사과드리고 성찰하고 반성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도권 판세가 수십 수백 수천 표, 1000표 이내로 등락이 엇갈리는데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건 맞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대변인은 '후보를 안 빼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형식적으로 보면 그런데 후보 개인이 대출받은 게 아니다"며 "유권자의 선택 권리도 있다. 후보를 빼버리면 국민의힘이 잘못하면 무투표 당선이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검사 결과 발표에 촉각을 세우면서도 '관권 선거'라고 날을 세웠다. 한병도 민주당 전략본부장은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금감원장이 양 후보 대출을 '불법'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금감원장이 갑작스럽게 검증에 뛰어든 느낌이 든다"며 "총선을 앞두고 네거티브 공세에 금감원이 관여하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현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양문석 후보의 새마을금고 대출 과정에 대한 의혹 검증은 필요한 일"이라며 "하지만 새마을금고에 대한 검사권이 없는 금융감독원을 동원하는 것은 어떤 관점으로 보아도 명백한 관권 선거"라고 비판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결과가 나와도 내용이 뭔지 봐야 하고 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모든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정부 기관이 일방적으로 결론을 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얘기하기는 이르다"며 "결과가 나오면 판단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양 후보는 지난 2020년 8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아파트를 31억 2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대학생이었던 딸 명의로 새마을금고로부터 11억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양 후보는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아파트를 처분해서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긴급히 갚겠다"며 "관련 논란으로 걱정을 끼친 점 사죄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