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 정연욱·장예찬 단일화 '비상'…안하면 민주 '어부지리'

3자 여론조사, 민주당 유동철 우세…정연욱·장예찬 보수분열
장예찬 "100% 당원 조사" 압박…정연욱 "취소 당사자 사퇴하라"

부산 수영구에 출마한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장예찬 무소속 후보.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4·10총선 부산 수영구의 보수후보 단일화 여부에 정치권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은 전통적 보수텃밭이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야가 초박빙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더욱이 수영구의 경우 보수분열로 야권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3일 여권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에서는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후보,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 장예찬 무소속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 중 정 후보와 장 후보는 보수후보로 분류된다.

앞서 장 후보는 현역 전봉민 의원을 경선에서 꺾고 국민의힘 후보로 됐다. 하지만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당은 장 후보 공천을 취소하고, 정 후보를 공천했다. 이에 장 후보는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보수 후보가 2명이 됐다.

정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라는 점을, 장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청년참모임을 강조하며 보수 표심을 겨냥하고 있다. 서로 지지층 확보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보수분열 속 장 후보는 지난 1일 보수후보 ‘단일화’ 카드를 던졌다. 보수분열로 야당에 승리를 내줘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정 후보는 이를 즉각 거절했지만, 장 후보는 이날 당원 100%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주장하며 정 후보를 압박했다.

장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당의 후보가 공당 당원들을 대상으로만 여론조사를 하자는데 피하는 것은 얼마나 경쟁력 없고 자신이 없다는 뜻인가"라며 단일화 결심 데드라인으로 이날 밤 자정을 제시했다.

장 후보가 당원 100% 여론조사를 주장한 것은 앞서 현역 의원을 꺾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데 대한 자신감이 깔린 모습이다. 또한 정 후보가 부산진을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급하게 수영구에 공천된 것도 장 후보에게 유리한 지점으로 꼽힌다.

반면 정 후보는 공당의 후보라는 점에서, 특히나 공천을 취소당한 장 후보와 단일화는 정치적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공천이 취소된 당사자, 당과 약속을 무시하고 뛰쳐나간 장본인"이라며 "단일화? 장 후보가 사퇴하면 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역시 공천을 취소한 후보와 당 후보 간 단일화는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다만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민주당 후보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여권의 고민 지점으로 꼽힌다. 뉴스1 부산·경남본부와 쿠키뉴스 동남권본부가 여론조사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ARS) 결과 유동철 39.4%, 정연욱 26.7%, 장예찬 24.2%를 기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프레시안 부산·울산 취재본부 의뢰로 3월31~4월1일 실시한 여론조사(ARS)에서도 유동철 40.6%, 정연욱 29.9%, 장예찬 22.7%로 조사됐다.

두 여론조사에 따르면 3자 구도에서 유동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총선에서 강윤경 민주당 후보는 이 지역에서 41%를 득표했다. 지난 선거와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하면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는 40% 전후의 득표가 예상된다.

최근 PK지역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보수분열에 따른 민주당 승리는 여권에 치명적이란 평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권의 '위기론'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텃밭으로 꼽히는 PK에서의 패배는 여권에 더 큰 충격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PK 내 야당이 강세를 보인 낙동강벨트는 물론, 여당이 강세를 보인 해운대 등 동부산에서도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지역 여권 관계자는 "여권을 향한 부산 민심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보수분열로 어부지리를 줄 경우 총선 결과에 치명적"이라며 "두 사람 모두에게도 정치적으로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