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후보에게 '윤석열·이재명'이란…감추고 싶은 '약점'

선거공보물서 거리두기…국힘 18%·민주 34%만 사진 활용
국힘 80명 한동훈 넣어…민주, 尹 활용 '정권심판론' 부각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다혜 박기현 기자 = 4·10 총선 수도권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들이 각각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겸 대표 사진을 선거 공보물에 활용한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 후보들은 윤 대통령의 사진을 적극 활용해 '정권심판론'을 부각했다.

뉴스1이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공보물을 분석한 결과 서울·인천·경기 지역구(총 122개)에 출마한 여당 후보 120명 가운데 윤 대통령 사진을 공보물에 활용한 후보는 22명(18.3%)이었다.

이마저도 장·차관 출신 후보들로, 여당 후보자 대다수가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대대적으로 띄우는 '정권심판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 후보 중 공보물에 윤 대통령을 활용한 사례는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진 서울 서대문을 후보, 통일부 전 장관 권영세(용산), 국가보훈부 전 장관 박민식 (강서을), 전 행정안전부 차관 한창섭(경기 고양갑) 후보 등이다.

이 외에도 김은혜(경기 분당을)·이원모(용인갑)·장성민(안산갑)·전희경(의정부갑)·이승환(서울 중랑을) 후보 등 용산 대통령실 출신과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및 당선인 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경기 하남갑) 후보 등이 윤 대통령 사진을 공보물에 넣었다.

이처럼 저조한 윤 대통령 사진 활용 사례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 수도권 후보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거 공보물에 적극 활용한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수도권 후보 대다수가 공보물에 문 전 대통령의 사진과 그림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판단에 여당 후보들이 중도층 표심 등을 고려해 윤 대통령 사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진을 활용한 후보는 80명으로 한 위원장 선호도가 윤 대통령보다 높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38명의 공보물에 등장했다. 서울시와의 정책 협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수도권 후보들은 여당과 달리 윤 대통령 사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부각하며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피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 대통령 사진을 활용한 민주당 후보는 박찬대(인천 연수갑), 박선원(부평을), 김준혁(수원정), 이용우(인천 서구을)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용후 후보는 앞서 논란이 됐던 윤 대통령의 '입틀막'(입 틀어막기) 사진을 활용해 "윤석열 정부의 폭정, 이용우가 바로잡겠다"고 홍보했다.

이 외에도 장경태(서울 동대문을), 박홍근(중랑구을), 김남근(성북구을), 한민수(강북을), 우원식(노원구갑), 김성환(노원구을), 김우영(은평구을) 후보 등이 윤 대통령 사진을 활용해 정권심판론을 부각했다.

반면 민주당 후보들 역시 이재명 대표의 사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진 않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후보 121명 중 선거공보물에 이 대표의 사진을 올린 후보는 41명(33.9%)으로 집계됐다.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이 주로 이 대표 사진을 사용했다.

대표적 친명 인사로 불리는 정청래(서울 마포을)·서영교(중랑갑)·박찬대(인천 연수갑) 등 최고위원들과 우원식(서울 노원갑)·김성환(노원을)·강득구(경기 안양만안) 후보, '대장동 변호사'로 불린 김동아(서대문갑) 후보 등이 공보물에 이 대표 사진을 적극 활용했다.

영입인사들 역시 이 대표를 정면에 내세웠다. 이지은(서울 마포갑)·류삼영(동작을), 노종면(인천 부평갑)·이훈기(남동을)·박지혜(경기 의정부갑) 등 당 영입 인재들의 공보물엔 이 대표와 함께한 사진이 사용됐다.

그러나 이 역시 21대 총선 당시 문 전 대통령을 정면에 내세운 민주당 후보들과 비교해선 소극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공천 과정에서 '친명횡재·비명(비이재명)횡사' 논란이 커진 만큼 이 대표를 앞세우는 것보다 정책과 인물로 승부하는 것이 중도층 표심 공략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선에서도 문 전 대통령 사진을 활용한 사례도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을 공보물에 등장시킨 민주당 후보는 고민정(광진을)·김영배(서울 성북갑)·한정애(강서병)·조재희(송파갑) 등 23명이다.

dahye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