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박용진, 굳이 험지로 간 까닭은…비명횡사를 영웅서사로

임종석, 경남서 '낙동강 벨트' 지원 중…박용진, 서울·TK 집중 예고
선당후사 정신 실천…전당대회·대선 등 향후 정치 위한 전략적 행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구성동갑 후보와 박성준 서울 중구성동을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24.3.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4·10 총선 출마가 불발된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 인사들이 험지로 가서 후보자 지원 유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른바 '비명계'로 분류돼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던 이들이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잠행 아닌 백의종군을 택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달 28일 자신이 출마하고자 했던 서울 중·성동갑 지역의 전현희 후보 지원 유세를 시작으로 현재는 경남에 상주하며 '낙동강 벨트' 선거운동에 한창이다.

박용진 의원은 남은 총선 기간 서울과 영남 격전지 지원유세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주말 서울 강남병(박경미 후보)·서초을(홍익표 후보)·송파갑(조재희 후보)·송파을(송기호 후보)·송파병(남인순 후보)를 돕고 향후 울산과 대구·경북으로 이동한다.

2일 정치권에서는 비명계 인사들의 이같은 선거운동이 결과적으로 당과 개인 모두에게 유리한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의 핵심 인물들인 만큼 잠행할 경우 당내 갈등 소지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험지 지원유세에 나서면서 당내 단합을 강조하고 뿐만 아니라 '정권심판론'에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특히 임 전 실장은 공천 과정에서 당의 결정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심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서는 선당후사를 실천한 임 전 실장이 향후 당내 '이재명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음을 주시하고 있다.

박 의원 경우 '하위 10%'라는 불리한 공천 조건을 안고 세 번에 걸친 경선 과정을 완주함으로써 당 안팎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의원직은 잃었지만 이 과정에서 정치적 체급을 더 키웠다는 평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결국 당이 잘 돼야 개인도 잘 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선거운동에 나선 것"이라며 "향후 전당대회, 대선 등 정치 행보를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역대 민주당 대통령 가운데 시련 없는 인물은 없었다"며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역 인근에서 조재희 송파갑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24.3.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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