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때려야 지지율 오른다'…야권 '대파 전쟁'에 총력
'대파 챌린지'에 '파값잡는당'…민생 실정 부각에 효과
물가-지지율 상관관계…윤 대통령 지지 5주 연속 하락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앞두고 전방위적인 윤석열 정부 '물가 정책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 발언 논란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게 대표적이다.
1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 총선 후보들은 연일 '대파 챌린지' 참여 사실을 인증하고 있다. 자신의 출마 지역 대파 가격을 알린 뒤 다른 후보나 지역의 대파 가격을 묻는 방식이다.
민주당 후보들이 올리는 대파 가격은 대개 수천 원대로, 윤 대통령의 '875원'에 비해 몇 배는 차이가 난다. 수치가 확연히 차이가 나는 만큼 정부의 물가 인식을 비판하고 실정을 부각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대파 챌린지'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말 인천 지역 유세 현장에서 대파 한 단을 들고 "여러분, 850원짜리가 맞느냐"고 물으면서 시작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1시간 아르바이트를 해도 1만 원을 못 받는데 사과 한 개가 1만 원을 넘는다"며 대파뿐만 아니라 물가 전반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 30일에도 "누가 875원짜리 파 한 단이 있다고 하더니 어떤 사람은 그것은 한 뿌리 값이라고 한다"며 "어떤 정부 관료는 가서 875원짜리가 또 있다고 하면서 국민들의 염장을 지르고 있다"며 대파 논란을 파고들었다.
새로운미래도 대파 추궁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오영환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박원석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망원시장에서 '시장에서 파값잡는당'을 주제로 한 유세 활동을 진행한다.
야권이 물가 공세에 집중하는 이유는 정부의 민생 실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부각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이 정부의 대표적 실정으로 꼽은 '이채양명주'(이태원참사, 채상병,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주가조작)보다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다는 뜻이다. 총선을 앞두고 물가는 3%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물가가 다른 경제 지표에 비해 정치권 지지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993년 3월~2019년 5월 대통령 지지율과 5개 경제지표(실업률·기준금리·인플레이션·경제성장률·주가지수)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 '한국 대통령 지지율과 경제변수'(배형석·양성국)에 따르면 5개 지표 중 물가와 금리가 대통령 지지율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5~2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월 4주차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는 60.7%, 긍정 평가는 36.3%로 각 집계됐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2월 4주차 이후 5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직업별로 살폈을 때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는 학생이나 사무·관리·전문직에 비해 판매·생산·노무·서비스직이나 가정주부 등에서 두드러졌는데 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직업 층에서 고물가에 반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4.1%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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