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코앞 국힘 ‘대파 논란’ 차단 부심…물가챙기기 올인
대파, 尹대통령 875원 합리적 발언 이후 여야 공방에 '고물가' 상징
국힘, 가락시장 방문·서민물품 부가세 인하 공약 '대파' 진화 안간힘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이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민생'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첫 일정으로 가락시장을 방문해 농산물 가격을 점검한 데 이어 라면, 밀가루 등 서민생활용품의 부가가치제 절반 인하를 정부에 제안했다.
이는 최근 '대파'로 불고 있는 정권심판론 차단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작된 대파 논란은 여당 내 일부 인사의 어설픈 대응으로 이번 총선의 쟁점으로 떠 올랐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0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배추 경매장에서 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과일 경매장에선 물가동향을 확인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유세에서 출산·육아용품, 라면, 밀가루 등 서민 생활에 밀접한 생필품을 대상으로 부가가치세를 10%에서 5%로 인하하는 방안도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대파와 사과 등 농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식 선거운동 첫 논평도 '민생'이었다. 박정하 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국민의힘은 정정당당하게 '민생 정책'으로 국민께 다가가겠다"며 "'정책과 공약'으로 선택받겠다"고 했다.
선거 첫날부터 국민의힘 민생 행보에 나선 배경에는 열흘 동안 이어지는 '대파' 논란이 있다. 대파 논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대파 가격을 점검하며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발언하면서 불거졌다.
고물가 문제를 점검하기 위한 현장행보지만, 당시 대파 한단 평균 소매 가격은 3000원대로, 윤 대통령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한 하나로마트 대파 가격은 각종 할인이 더해진 결과물이었다.
이에 대통령 맞춤형 가격이란 의심과 함께 정부가 물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특히 물가에 예민한 서민들의 ‘지갑’ 문제와 직결되면서 논란은 커졌다. 이에 앞서 발생한 황상무·이종섭 논란에 이어 대파 논란은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대파 가격을 인증하는 '대파 챌린지'로 공세를 펼쳤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윤 정권은 좌파와 우파가 아닌 대파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대파 공세에 합류했다.
여당은 선대위에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대파 공세 차단에 나섰다. 대통령실도 "농축산물은 지난 정부에서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소환하며 진화를 시도했다.
서병수 부산 북갑 후보는 대파 가격에 대해 "할인에 또 할인을 거듭하고 쿠폰까지 끼워서 만들어 낸 가격이라면 결코 합리적 가격일 수 없다"고 했다. 최재형 서울 종로 후보는 "보좌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반응을 두고는 '정정권씨를 소환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를 향해 "무식한 양반아, 대파나 흔드세요"(윤희숙 서울 중·성동갑 후보)라고 비판하거나, 윤 대통령의 발언을 "대파 한 뿌리 얘기"(이수정 경기 수원정)라고 옹호하는 등 당내 발언도 논란이 됐다. 이수정 후보가 전날 ‘대파 격파’ 영상을 SNS에 올렸다 삭제하기도 했다.
다양한 이슈 공방이 이어지는 총선에서 대파 논란이 열흘째 이어지는 것은 여권에 악재란 평가가 많다 여권 한 인사는 "이번 총선에서 좌파, 우파는 사라지고 대파만 남았다"며 "여권에 대파 논란 차단은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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