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당직자 전진배치, 與 비례 일부 조정…당내 갈등 봉합될까
순번 재조정…조배숙·김광환·김영인·이덕재 새롭게 이름 올려
'친윤' 이철규 강한 반발…격전지 출마 여당 후보들 '안절부절'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순번을 재조정했다. 호남과 당직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단 주장이 반영됐다.
18일 비례대표 순번 발표 후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이 호남 지역과 당직자 소외 등을 지적하며 '밀실 공천'이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한 지 이틀 만에 명단이 조정된 것이다. 총선을 20여 일 앞둔 시점에서 이번 비례대표 순번 재조정으로 당내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미래는 20일 오후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보도자료를 통해 "신청 철회 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을 명단에서 제외하고 호남 및 당직자들을 배려했다"면서 새롭게 조정된 비례대표 순번 35명을 발표했다.
특히 조배숙 전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을 원내 입성이 유력한 13번으로, 23번이었던 당직자 출신 이달희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를 17번으로 전진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기존 13번을 받았던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21번으로 밀려났다.
조 전 위원장은 지난 16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뒤, 17·18·20대 국회에서 전북 익산에서 당선된 4선 의원이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1995년 한나라당 당직자로 정치에 첫발을 디뎠다.
이날 발표로 김광환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28번), 김영인 전 국민의힘 정책위 수석전문위원(30번), 이덕재 전 전국상인연합회 청년위원장(34번)도 새롭게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용한 공천'이라고 평가받았던 지역구 공천과 달리 여당 내에서는 지난 18일 비례대표 후보 순번 발표 후 잡음이 지속됐다. 무엇보다 당선권 밖 후순위에 배치된 윤석열 대통령 측근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이 갈등의 뇌관이 됐다. 비례 명단이 당헌·당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당규 제18조는 '당세가 현저히 약화된 취약지역의 인재육성을 위해 직전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정당득표율 15% 미만 득표 지역(시·도 단위)을 비례대표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고 후보자추천순위 20위 이내에 4분의 1을 해당 지역 인사로 우선 추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당 공동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을 맡고 있는 이철규 의원은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어 20일 오후 기자회견까지 열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의원이 친윤계 핵심인 만큼 일각에선 비례 명단을 둘러싸고 대통령실과 당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 의원은 SNS에 올린 글에서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꼬집고 "당을 위해 헌신해 온 사무처 당직자는 한명도 포함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에선 "이렇게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밀실에서 이뤄지면 어떻게 함께하느냐"며 이번 비례대표 공천이 '밀실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총선이 20여 일 앞둔 만큼 주요 격전지를 뛰고 있는 여당 후보들은 '판세가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서울 험지에 출마하는 한 후보는 뉴스1과 통화에서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호남 배려가 전혀 없었다. 수도권 격전지에선 호남이 당락을 좌우하는데, 호남 배려가 없어서는 수도권 판세가 상당히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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