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당직자 전진배치, 與 비례 일부 조정…당내 갈등 봉합될까

순번 재조정…조배숙·김광환·김영인·이덕재 새롭게 이름 올려
'친윤' 이철규 강한 반발…격전지 출마 여당 후보들 '안절부절'

조배숙 전 국회의원이 지난해 6월22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6.22/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순번을 재조정했다. 호남과 당직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단 주장이 반영됐다.

18일 비례대표 순번 발표 후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이 호남 지역과 당직자 소외 등을 지적하며 '밀실 공천'이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한 지 이틀 만에 명단이 조정된 것이다. 총선을 20여 일 앞둔 시점에서 이번 비례대표 순번 재조정으로 당내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미래는 20일 오후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보도자료를 통해 "신청 철회 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을 명단에서 제외하고 호남 및 당직자들을 배려했다"면서 새롭게 조정된 비례대표 순번 35명을 발표했다.

특히 조배숙 전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을 원내 입성이 유력한 13번으로, 23번이었던 당직자 출신 이달희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를 17번으로 전진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기존 13번을 받았던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21번으로 밀려났다.

조 전 위원장은 지난 16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뒤, 17·18·20대 국회에서 전북 익산에서 당선된 4선 의원이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1995년 한나라당 당직자로 정치에 첫발을 디뎠다.

이날 발표로 김광환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28번), 김영인 전 국민의힘 정책위 수석전문위원(30번), 이덕재 전 전국상인연합회 청년위원장(34번)도 새롭게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용한 공천'이라고 평가받았던 지역구 공천과 달리 여당 내에서는 지난 18일 비례대표 후보 순번 발표 후 잡음이 지속됐다. 무엇보다 당선권 밖 후순위에 배치된 윤석열 대통령 측근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이 갈등의 뇌관이 됐다. 비례 명단이 당헌·당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당규 제18조는 '당세가 현저히 약화된 취약지역의 인재육성을 위해 직전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정당득표율 15% 미만 득표 지역(시·도 단위)을 비례대표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고 후보자추천순위 20위 이내에 4분의 1을 해당 지역 인사로 우선 추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당 공동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을 맡고 있는 이철규 의원은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어 20일 오후 기자회견까지 열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의원이 친윤계 핵심인 만큼 일각에선 비례 명단을 둘러싸고 대통령실과 당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 의원은 SNS에 올린 글에서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꼬집고 "당을 위해 헌신해 온 사무처 당직자는 한명도 포함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에선 "이렇게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밀실에서 이뤄지면 어떻게 함께하느냐"며 이번 비례대표 공천이 '밀실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총선이 20여 일 앞둔 만큼 주요 격전지를 뛰고 있는 여당 후보들은 '판세가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서울 험지에 출마하는 한 후보는 뉴스1과 통화에서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호남 배려가 전혀 없었다. 수도권 격전지에선 호남이 당락을 좌우하는데, 호남 배려가 없어서는 수도권 판세가 상당히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유일준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발표하고 있다. 2024.3.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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