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서 적으로…'현 민주 vs 전 민주' 격전지 곳곳 혈투
이재명, 당적 바꾼 조정훈 저격 "배신정치 인정받기 어려워"
'민주 탈당→국힘행' 김영주·이상민, 민주당 후보와 맞대결
- 윤다혜 기자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배신자' 프레임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지역구에서 과거 더불어민주당에 몸 담았던 후보와 현 민주당 후보가 맞붙으며 신경전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일부 민주당 인사들과 지지층은 과거 민주당에 속했지만 총선 공천 과정에 불만을 품어 제 3지대로 가거나, 여당으로 적을 옮긴 후보들을 '배반자'로 규정하면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마포갑을 찾아 이지은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를 마주쳤지만 통상적인 인사도 나누지 않았다. 조 후보는 이 대표와 인사하려 했지만 이 대표 지지자들에 의해 가로막혔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조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고 야유하기도 했다.
조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을 통해 국회에 진입한 뒤 시대전환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 대표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게 신뢰인데 배신을 하는 정치는 인정받기 어렵다"며 "배반하지 않는 정치인, 국민을 위해 꿋꿋하게 한 길로 걸어온 정치 집단을 선택해달라"며 조 후보를 직격했다.
이처럼 한때 민주당 동료였지만 당적을 옮기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와 맞붙게 된 후보들이 여럿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영주 국민의힘 후보(서울 영등포갑)다. 4선 중진으로 국회 부의장까지 지낸 김 후보는 민주당과 오랜 기간 함께했지만 이번 공천 과정이 불공정하다며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힘 후보로 영등포갑에 출마했다. 현재 채현일 민주당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구을)도 민주당을 뒤로 하고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다.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 의원은 민주당 황정아 후보와 맞붙는다.
서울 서대문갑에서 김동아 민주당 후보와 경쟁하는 이용호 국민의힘 후보는 과거 새천년민주당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민주당에서 분리된 국민의당에서 당선돼 민주당 복당 의사까지 밝혔지만 이를 거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인물이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송파병)과 맞붙는 김근식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2008년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으나, 이를 반납하고 불출마했다. 이후 민주당 후보로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2012년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를 신청했지만 낙천했다. 이후 2017년 정치 성향을 보수 쪽으로 틀었다.
서울 동대문을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역 장경태 의원과 경쟁하는 김경진 국민의힘 후보도 과거 민주통합당에 몸 담았다. 이 외에도 서울 동작갑에서 현역 김병기 민주당 후보와 맞붙는 장진영 국민의힘 후보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서울 마포을에서도 전·현직 민주당 후보들의 격돌이 예상된다. 현역인 정청래 의원을 상대로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면서다. 함 후보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전북 출신으로 운동권 핵심 인사로 꼽힌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전북 군산에 출마한 바 있다. 이후 당적을 바꿔 이번 총선에서 '전향한 운동권'을 내세우며 정 의원과 정면 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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