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 vs 이철규 "내가 틀린 말 했나"(종합)
'친윤' 이철규 국민의미래 비례 공천 반발…순번 조정 가능성
- 이비슬 기자,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박기범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윤계 핵심 이철규 공천관리위원이 19일 비례대표 정당인 국민의미래의 '친윤 배제' 공천 논란으로 충돌했다. 당내에서는 제2의 당정 갈등으로의 비화 가능성을 일축하는 한편 문제가 된 비례대표 순번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선 사천 프레임을 갖다 씌우는데 지역구 254명, 비례대표 명단 중 단 한 명이라도 제가 추천한 사람이 없다"며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사천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 발언은 이철규 공천관리위원이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미래 공천 결과를 비판한 데 따른 반응이다. 이 위원은 "오늘 발표된 국민의미래 후보 공천 결과는 아쉬움이 크다"며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분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적었다.
이 위원이 작심 비판한 배경에는 비례대표 당선권에 한동훈 비대위 체제 인사가 집중 배치된 반면 친윤석열계 인사들이 배제된 데 따른 반발이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국민의미래 공천 명단에는 윤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24번)이 당선권 밖 뒷순위에 배치됐지만 한동훈 비대위 인사인 김예지 의원(15번)과 한지아 을지의과대학 부교수(12번)가 각각 당선권 내에 포함됐다.
이 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로부터 페이스북 비판 글 작성 취지를 묻는 말에 "내가 틀린 말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다시 강조했다.
이 위원은 이어 "호남(출신 인사들이 공천) 안 돼서 안타깝고 당직자들이 하나도 안 들어가서 안타깝다"며 "의외의 사람들, 납득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들어왔으니까 의아스럽다"고 했다.
이 위원은 페이스북 글에 '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는 질문을 듣고는 "제가 하수인이냐"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과 이 위원 충돌을 두고 제2의 당정갈등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총선을 22일 앞둔 여권 내부도 요동쳤다.
원조 친윤 4인방 중 한 명인 권성동 의원도 이날 "언론이 갈등의 시각에서 프레임을 잡고 보는 것"이라며 "용산과 당이 항상 의견 일치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 직전 당 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은 "매끄럽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민심에 부합하는 쪽으로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서병수 의원(부산 북갑)은 "갈등의 시즌2는 잘못된 이야기다.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 이른 시일 안에 좋은 방향으로 수습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서 의원은 이철규 위원이 공개적으로 비판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선 "적절하지 않다. 내부에서 수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비례대표 논란을) 갈등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이철규 위원을 향해 "국민의미래는 다른 정당이다. (비판이) 바람직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순번 재조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증 문제나 호남 인사 배려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달리 살펴볼 부분이 있는지 고려하겠다"며 "(비례대표) 뒷순위에 있는 분 중에 고려할 부분이 있는지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인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을 친한 인사로 공천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누군가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한 위원장의 사천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b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