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례공천 '호남 소외'…명단 재조정 '윤·한 갈등' 부상
친윤 이철규, 비례 공천 공개 비판…윤-한 '파워게임' 해석
공정성·부실검증 등 논란 뒤따라…4년 전 공천파동 재현 우려도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친윤 핵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의 비례대표 작심 비판으로 '윤·한 갈등' 논란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공정성·부실검증 의혹으로 막판에 '공천 파동' 조짐마저 보인다. 이에 후보 등록일 전까지 비례대표 명단을 재조정할지 여부를 놓고 이목이 쏠린다.
이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례대표 명단과 관련해 "아쉬움이 크게 다가온다"며 "문 정권에 저항하며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동지들이 소외된 데 대해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바로잡기를 바라며 이분들께 미안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두 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당의 오랜 관례는 깨졌고, 당을 위해 헌신해 온 사무처 당직자는 한명도 포함되지 못했다", "호남이라는 험지에서 보수의 기치를 들고 헌신해 온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친윤계인 권성동 의원도 이날(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이 제기한 '호남 홀대론'과 관련해 "당헌당규에 당선권의 4분의 1이상을 배치하게끔 돼 있는데 어차피 다 같은 당이고 한동훈 위원장이 관리하는 당인데 어느 정도 배려해주는 게 맞다. 국민과 약속은 지키는게 맞다고 본다"고 힘을 실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 의원의 이례적인 공개 반발이 나오자,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두 번째 충돌 상황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호남 출신 인사 중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이 비례대표 당선권이 아닌 후순위인 24번에 배치된 것과 대비해 '한동훈 체제'의 지도부인 김예지·한지아 비상대책위원을 당선권에 둔 것을 직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나아가 공천권을 둘러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 파워게임이 아니냐는 주장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폭력 전과 등 문제로 서류 접수가 거부된 김위상 한국노총대구지역본부 의장이 면접도 없이 당선권인 비례 10번에 오른 것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또 '골프 접대' 의혹으로 총리실 징계 이력이 있는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을 17번에 배치하면서 부실 검증 논란도 잇따르는 등 여러 논란으로 공천 작업의 마지막 퍼즐 격인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파동 조짐을 드러냈다.
이에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의 공개 비판에 대해 "당헌상 또 선례 등을 고려했을 때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도 "검증 문제나 호남 인사들의 배려 문제에 대해선 살펴볼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사천', '윤·한 갈등' 등 제기되는 지적에 대해선 "성공한 공천은 그분들의 의정 활동으로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최종적으로 성공한 공천"이라며 "그 기준에 의해서 공천됐는데 특정 인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을 '친한' 인사로 공천했다고 표현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공정성 문제가 제기된 부분에 대해선 "전과가 있는 경우에도 그것이 오래된 전과이거나, 범죄 사실이나 내용을 보고 달리 정할 수 있는 규정은 충분히 가능하다", "여러 공관위 사정을 고려해 추가 신청이나 공모 절차 없이 공천하거나, 필요한 경우 간단한 전화면접으로 진행한 경우도 꽤 있다" 등 해명을 내놓았다.
다만 그는 비례대표 순번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선 "검증에 관한 문제라든지, 호남 인사 배려에 관한 문제에 대해선 어떤 전제를 가지고 드리는 말씀은 아니다. 그 부분 대해서 달리 살펴볼 부분이 있는지 고려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문제를 제기한 이철규 의원은 오는 22일인 후보 등록일 전까지 비례대표 명단을 수정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미래 공관위는 문제 제기와 관련해 재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비례대표 공천 명단이 발표된 상황에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번복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일련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격화될 경우 총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혼란이 가중될 수 있어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4년 전 '미래한국당 사태' 때 이미 총선 직전까지 비례대표 순번을 두고 지도부 간 내홍이 불거져 총선 참패로 이어진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전철을 밟지는 않을 거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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