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갈등 마지막 화약고…'막말 양문석·경선 박용진'
양문석 사흘째 사과, 이재명 옹호에도 거취 요구…친노 넘어 친문 참전
박용진 절대 불리 조건서 경선 요구…"이재명당 만들기가 총선 목푠가"
- 정재민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총선을 20여일 앞둔 더불어민주당 내 마지막 화약고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 비하한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와 서울 강북을 2인 경선에 참여하는 비명(비이재명) 박용진 의원이 거론된다.
이들에 대한 당 지도부의 결정이 향후 여론에 어떤 작용을 미칠지 주목된다.
◇양문석, 사흘째 사과…이재명 옹호, 당내선 '지도부 결단' 촉구
양 후보 논란은 지난 15일 불거졌다. 양 후보가 지난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매체 '미디어스'에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란 내용의 칼럼을 기고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이에 노무현재단 이사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물론 원조 친노(친노무현)로 꼽히는 이광재 경기 분당갑 후보가 유감을 표명하며 당의 결단을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현장 유세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정치인끼리 비판한 일", "국민께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옹호하자 이번엔 당내 중도, 친문(친문재인) 인사가 가세했다.
이 대표와 당 선거대책위원회 3톱 중 한 명인 김부겸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재검증을 요구하며 국민의힘의 도태우, 정우택 후보에 대한 공천 철회를 언급했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고민정 최고위원, 윤건영 의원도 각각 "바로잡아야 한다"며 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당내 논란이 불거지자 양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물론, 사퇴 여부는 전당원투표도 감수하겠다며 직접 봉하마을을 찾아 사과했다. 사실상 사퇴 요구를 일축한 셈이다.
현재로선 이재명 대표,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결과가 났으니 승복하자는 입장인 반면 당내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의원들 분위기는 상당히 여론이 안 좋은 것이 사실이다. 가부간에 결론을 빨리 내고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이미 지도부 내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상태기 때문에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2등 박용진 승계 불발 강북을 반발 여전…완강한 이재명
정봉주 전 의원의 과거 막말로 공천을 취소한 서울 강북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당은 해당 지역구를 현역 박 의원과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 2인 경선을 치르자고 했지만 선거 방식을 두고 박 의원 측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박 의원은 하위 10% 평가에 따른 30% 감산과 함께 여성 후보로 25% 가산점이 주어지는 조 이사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데도 해당 지역구는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을 권리당원 30% 온라인 투표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박 의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인데다 박 의원의 요구 사안과는 정면 배치된다.
민주당 내에선 이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상희 의원이 민주당 의원 단체대화방에 '대표는 박 의원이 그렇게 두렵나, 민주당을 기어이 완벽한 이재명의 당으로 만드는 게 이번 총선 목표인가'라고 했다.
김 위원장 또한 "박 의원을 사실상 배제하는 경선 결정이 잘 된 결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한강벨트는 물론 서울과 수도권 전체에 미칠 영향이 심히 염려된다. 당 지도부가 중도층 유권자까지 고려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고, 4선 중진 우상호 의원 역시 당의 결정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박 의원도 (경선에) 참여하면 공정한 것 아니냐"는 강경한 입장이다.
박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99%의 패배 가능성은 있지만 1%의 희망이 남아 있다"며 "여야 통틀어 강북을이 마지막 공천 지역이면서 판도라의 상자, 마지막 하나 남은 희망 같은 존재"라고 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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