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불량품' 양문석 파장 커진다…이재명·김부겸 충돌 조짐
이재명 "표현의 자유" 옹호에도 논란…김부겸 "미적거리면 안돼"
친노 정세균·이광재 이어 친문 윤건영 "결단 촉구"…의총 주목
- 정재민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한 사실이 전해지며 논란이 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사과했지만 이를 둘러싼 당내 백가쟁명식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17일 민주당에 따르면 논란은 지난 15일 시작됐다. 양 후보가 지난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뉴스 매체 '미디어스'에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란 내용의 칼럼을 기고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다.([단독]친명 양문석 "노무현은 실패한 불량품"…과거 칼럼 논란)
당 지도부는 우왕좌왕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5일 울산 현장에서 양 후보 논란 질문에 "여러분 반갑다. 울산 시민께서 잊지 말고 윤석열 정부의 무도한 폭정을 멈춰주길 바란다"고 답을 피했다.
그러는 새 당내 노무현재단 이사장 정세균 국무총리는 물론 원조 친노(친노무현)로 꼽히는 이광재(경기 분당갑) 후보가 유감을 표명하며 당의 결단을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가 전날(16일) 현장 유세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정치인끼리 비판한 일"이라고 옹호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친노를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지던 중 이 대표와 선거대책위원회 3톱을 맡은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재검증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국민의힘은 도태우, 정우택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했는데 우리 당이 이런 부분에서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며 "다시 한번 선거를 앞두고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겸손하게 자세를 낮춰야 승리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내 논란이 불거지자 양 후보는 전날(16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저의 글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유가족과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많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양 후보의 사과에도 논란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친노 진영을 넘어 친문(친문재인) 핵심 윤건영 의원 또한 양 후보에 대해 "민주당의 가치와 명예를 지켜주기 바란다.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고,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 또한 "바로잡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연다. 이종섭 주호주 대사에 대한 특검법을 당론으로 추인할지 논의한다. 여기에 양 후보를 비롯한 당내 공천 상황에 대한 토론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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