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비례연합 예고된 파열음…시민사회 반발, 연대파기 기로
전지예·정영이 사퇴, 임태훈 컷오프…추천심사위 전원 사퇴
이념·노선 차이에도 무리하게 연대…원칙 기준 없어 딜레마
-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추천 과정에서 잡음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과 시민사회 측이 비례대표 후보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연합 내 균열이 일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연합은 아직 시민사회 몫의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하지 못했다.
앞서 연합정치시민사회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는 국민오디션을 거쳐 4명의 후보를 추천했으나, 이중 3명이 낙마했다. 추천 후보 중 '반미', '종북' 논란이 일자 민주당이 민주연합 측에 우려를 전달했고 전지예 전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 정영이 전 전남 구례군 죽정리 이장이 자진 사퇴했다.
심사위는 후순위였던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과 이주희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를 비례대표 국민후보로 다시 추천했다. 이중 이 변호사의 경우 대학생 시절 매향리 반미구국농성단 서울대 단장을 지낸 NL(민족해방) 운동권 출신인 점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의 경우 국민후보로 뽑혔으나 과거 양심적 병역 거부를 주장해 징역형을 받은 전력을 이유로 당으로부터 컷오프(공천배제)됐다. 역시 민주당이 임 전 소장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심사위는 임 전 소장을 재추천했으나 당은 또다시 부적격 판정했다. 이에 심사위 상임위원 10명 전원이 사임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부적격 판단은 독립적 심사기구인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 위상을 훼손한다"며 "더불어민주연합의 차별을 용인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거 이력이 논란이 되는 비례대표 후보자들을 그대로 받는 것도 부담이지만, 협력 관계를 깨는 것도 쉽지 않다.
이 대표가 직접 연동형 비례제 유지와 더불어 범야권 비례연합정당을 띄운 만큼, 시민사회를 내치면서 '다양한 세력 원내진입'이라는 명분을 뒤집기는 어렵다.
조국혁신당이 약진하면서 실질적인 민주당 위성정당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민주연합 몫의 비례대표 의석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당과 시민사회 비례대표 후보들의 논란이 계속된다면 각자 비례대표 후보를 낼 수도 있다. 다만 이번에 시민사회와 등 지게 되면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이 지지를 못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민주연합 관계자는 "시민사회 측과 소통하고 있고 연대 파기는 아니다"라며 "심사위원들이 활동을 종료한 것이고 후보자 추가 추천 과정은 회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노선이나 이념, 정치 지향이 다른 세력이 무리하게 연합을 추진하면서 원칙이나 기준을 정확히 하지 않아 문제가 불거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과는 통화에서 "연합을 추진하면서 비례대표도 공천 원칙에 합의하고 기준을 만들었어야 했다"며 "소수정당 등에서는 검증을 제대로 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민주연합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더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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