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추천으로 민주-시민사회 연대 '균열'…중심에 선 임태훈

민주, 재추천 요구했지만 시민사회 "결격사유 없다" 만장일치 재추천
시민사회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논의" 파기 시사에 민주서도 재고 요청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이 국민후보 추천 인사를 두고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중심엔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이 있다. 그는 국민후보로 뽑혔으나 민주당으로부터 과거 양심적 병역 거부를 주장해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문제가 돼 컷오프됐다.

하지만 연합정치시민회의가 반발하고 있어 비례대표 선정을 위한 잡음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정치시민사회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는 15일 공지를 통해 "임 후보 외 다른 후보를 추천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임 후보를 다시 추천하기로 만장일치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심사위원회로서는 임 후보가 국민후보가 될 수 없는 어떤 결격 사유도 발견할 수 없었고 그의 이의 신청 취지를 받아들여 재추천하는 것이 마땅한 책무라 판단했다"며 "임 후보에 대한 부적격 결정을 철회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임 전 소장은 전날(14일) 후보자 심사 이의신청 결과 기각 통보를 받은 사실을 전하며 "대한민국은 이미 대체복무를 인정하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병역기피와 구분하는 선진제도를 갖춘 나라"라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이유로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람은 제가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연합정치시민회의에선 총 4명의 후보자를 추천했다. 하지만 '반미', '종북' 논란이 일자 전지예 전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 정영이 전 전남 구례군 죽정리 이장이 사퇴하고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과 이주희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를 추천했다.

시민사회 추천 4명 중 3명에 대한 잡음이 이어지면서 민주당과 시민사회 간 선거 연대 균열 가능성도 점쳐진다.

연합정치시민회의는 전날 "임 후보에 대한 부적격 결정 철회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결정하겠다"고 밝히며 연대 파기를 시사했다.

이에 야권 내 재고 요청 목소리가 나온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당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임 전 소장 같은 경우는 군 인권 문제에 대해서 거의 인생을 다 바친 분"이라며 "이런 후보 같은 경우는 그 상징적 의미를 좀 내세우고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진성준 의원 또한 "임 전 소장의 낙천에 대해 재고하라는 의견에 공감하고 동의한다"며 "우리 민주당이 원칙에 더욱 철저한 정당이 되어 사회적인 편견과 부당한 정치공세에는 단호하게 맞서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 기피라 판단하고 컷오프 통보를 하다니 유감이다. 다양성을 품어야 하는 민주연합에서 연합정당으로서 임태훈 소장 같은 사람을 후보로 내지 못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추천 후보 최종 확인 후 서류심사와 면접심사 결과를 종합해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