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도태우·정봉주 '아웃' 후보들 '과거 지우기'

장예찬 전 최고위원 막말 논란 확산…"여러 사정 고려"
여야, SNS 정치 활동 필수지만 부담 커져 '조심 또 조심'

정봉주 전 의원(왼쪽), 도태우 변호사 ⓒ 뉴스1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여야가 '막말'로 논란이 된 후보자들의 공천을 잇따라 취소하면서 공천을 이미 확정받은 후보들도 긴장하고 있다. 과거 자신의 행적이 온라인상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텐데 언제 무엇이 터질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14일) 5·18 폄훼 논란이 제기된 도태우 변호사의 대구 중·남 지역 공천을 취소했다. 민주당도 같은 날 '목발 경품' 막말 파문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후보자의 '막말 리스크'로 인한 선거판 전체의 악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 변호사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굉장히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있고, 특히 거기에는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언급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한 유튜브 방송에서 북한의 스키장 활용 방안에 대해 대화하던 중 "DMZ(비무장지대)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당시에 정 전 의원은 문제가 된 게시물을 모두 지웠지만 이번에 공천을 받자 다시 소환됐다.

SNS와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정치인들이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공천 관문을 통과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다. 문제 소지가 있는 과거 발언은 당사자가 스스로 삭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 지워도 이미 광범위하게 유통된 이후엔 확산을 막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야의 공천 취소는 여론 상황에 따라 추가로 더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부산 수영에 공천을 받은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난교 발언', '동물병원 폭파하고 싶다', '서울시민 교양수준 발언' 등의 글을 게시하며 논란을 빚고 있다.

결국 장 전 최고위원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 확산하자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전 최고위원에 대해 "발언들의 내용이나 문제 되는 지점, 그것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보도들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이나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서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기존 공관위는 장 전 최고위원에 대한 후보 교체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조심스럽게 지켜보겠단 입장으로 기류가 선회한 셈이다. 이 밖에도 여당에는 서산·태안에서 공천을 확정받은 성일종 의원의 이토 히로부미 발언 논란, 조수연(대전 서구갑) 후보의 일제강점기 옹호 논란에 휩싸였다.

막말 논란이 된 공천 후보들의 공통점은 모두 온라인과 SNS에서 활발히 활동했고, 그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켰단 점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SNS 활동 경계령이 내려졌다.

한 여당 의원은 "SNS활동이 사실상 필수가 된 상황에서 아예 하지 않을 순 없다"면서 "그래도 최근 일련의 여러 논란 때문에 온라인에 글을 올릴 때나 오프라인에서도 발언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건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보좌진들도 긴장하는 건 마찬가지다. 한 야당 의원실 비서관은 "의원님이 국회 들어오시기 전에 기록을 살펴보지만 모든 것을 다 보기는 힘들다"면서도 "아마도 온라인에서 활발히 활동하거나 발언이 좀 더 강하게 말씀하시는 의원님을 모시는 곳은 조마조마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금배지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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