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핫플] '폴더인사'이원모-'출근길인사'이상식-'새벽기도'양향자

'용인갑' 양당 대결에 제3지대 개혁신당까지 가세…"반도체 적임자는 '나'"호소
지난 총선에서 보수 정당 3차례 당선…대선 땐 용인 지역구 중 이재명 투표 가장 많기도

13일 오후 경기 처인구 모현읍에서 이원모 국민의힘 용인갑 후보가 시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03.13 ⓒ 뉴스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경기 용인갑이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핵심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인 반도체 산업단지 구축이 예정돼 있어 '반도체 벨트'의 핵심으로 불리는 데다가 대선과 지선 결과가 엇갈려 나타나는 등 쉽사리 표심을 예측할 수 없어서다.

이번 총선은 제3지대까지 가세한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당초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해당 지역구에 전략 공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을 최종 공천했다. 개혁신당에선 21대 국회에서 '반도체 전문가'로 활약한 양향자 원내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어느 한 세력이 우위를 점한 지역이 아닌 만큼 각 후보는 지역 현장 곳곳을 돌며 유권자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3일 오후 2시 반, 선거용 붉은 점퍼를 입고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카페에 모습을 드러낸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는 지역 주민들에게 90도 '폴더' 인사를 건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수변구역 해제, 도로 확장 등 요구사항을 전하는 지역 주민들에겐 "(당선되면) 정부에 건의해 예산을 잘 끌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뉴스1에 "연고가 있냐는 질문이 많은데 저는 업무 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이미 다 나와 있고 누가 실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데, 저는 다른 어떤 후보보다 정부 지자체 국회 삼박자를 잘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인 60대 김 모 씨는 "이곳은 수도권이지만 보수 세력이 은근히 있다"며 "이번엔 (국민의힘) 공천도 가를 사람은 가르고, 넣을 사람은 넣는 식으로 잘 됐으니 정부가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하도록 힘을 모아줘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80대 이 모 씨는 "이곳 사람들은 정당보다는 인물을 보는 분위기가 크다"며 "반도체 공약도 젊은 사람에겐 관심사겠지만 우리 같이 나이 든 사람들은 얼마나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고 정부 협조를 잘 구할 수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13일 오후 양향자 개혁신당 용인갑 후보가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경기 용인갑은 지난 19~21대 총선에서 보수 계열 후보가 연달아 당선된 지역이다. 원도심 및 농촌 지역 위주로 구성돼 용인 내에서도 보수 세가 강한 지역으로 손꼽혔지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연달아 들어서고 젊은 층 유입이 늘며 진보 색이 짙어졌다. 지난 대선 땐 용인시 지역구 중 이재명 후보의 표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이다.

또한 이곳은 '반도체 벨트'의 핵심 지역구이기도 하다. 해당 지역구의 중심축인 처인구엔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예정된 남사읍, 이동읍이 속해 있다. 산단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허브 및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특화 단지가 구축될 예정이다.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반도체 관련 공약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 후 당 색인 주황색 점퍼와 목도리를 착용한 채 다시 거리로 나섰다. 용인중앙시장 일대에서 명함을 건네며 "숫자 대신 '양향자' 이름을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양 원내대표에게 시민들은 "서민들 먹고살기 좋게 해달라"며 호응했다. 일부 시민들은 무임승차 폐지 등 개혁신당이 발표했던 공약 등을 묻기도 했다.

양 원내대표는 "매일 오전 5시반 새벽 기도를 마치고 6시반 출근길 인사를 드리러 나간다"며 "얼굴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해 주시거나 일부러 제 앞에 차를 멈추시고 '따봉' 표시를 하는 분들도 있을 정도로 현장에선 많이 반겨주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 의원의 유세를 지켜보던 70대 임 모 씨는 "지난번, 지지난번에도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다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라며 "4년 임기 동안 의정 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하니 믿음이 간다"고 평했다.

다만 개혁신당의 낮은 인지도는 극복해야 할 숙제로 보인다. 40대 김 모 씨는 "양향자 이름 석 자는 알지만 개혁신당은 잘 모른다"며 "정당이 작아서 반도체 정책 등을 잘 뒷받침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2일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용인갑 후보가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상식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밤낮으로 출근길 인사를 진행하며 유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후보는 별다른 일정이 없는 날이면 오전 7~8시, 오후 5~6시 사이 가족들과 함께 명지대입구 사거리, 통일공원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출퇴근길 피켓 인사를 진행한다.

이 후보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경찰대학 4년, 최근에 이사 온 2년을 합치면 도합 6년을 용인에서 살았는데 그런 점에서 진정성을 봐주시는 것 같다"며 "세계적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키우기 위해선 행정력과 글로벌 감각이 필요한데 전 대구경찰청 등 큰 조직을 운영한 경험, 5년 넘는 외교관 경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인 40대 한 모 씨는 "최근 이종섭 호주 대사 논란도 그렇고 윤석열 정부가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정권 심판의 성격으로 민주당 쪽에 투표할 생각"이라며 "(이상식 후보의 경우)시장 등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등 지역 현안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