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탈당 전병헌 이원욱 '출마'…표 분산 기대 '국힘 미소'

선후배서 적으로…동작갑 전병헌·김병기, 화성정 이원욱·전용기
영등포갑 김영주·채현일 대결…허은아 찍는 보수표심 '관심'

'4.10 총선’을 30일 앞둔 11일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계단에 투표 독려 문구가 표시돼 있다. 2024.3.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2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제3지대 정당으로 향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이에 한솥밥을 먹다가 같은 지역구에서 경쟁자로 마주하게 된 민주당 인사들의 얽히고설킨 인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수도권 최대 격전지 '한강 벨트'의 서울 동작갑에서 경쟁하는 전병헌 전 의원과 김병기 의원은 민주당 선후배 사이다. 전 전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지역구를 20대 총선에서 김병기 의원이 물려받았다.

특히 전 전 의원이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은 민주당 공직자 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위원장이 김 의원이다. 전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동작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부적격 판정을 받자 민주당을 탈당한 뒤 "새로운미래에서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며 새로운미래 입당을 선언했다.

전 전 의원이 김 의원으로부터 민주당에 실망한 야권 표를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표 분산 때문에 국민의힘이 어부지리 효과를 얻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국민의힘 후보는 장진영 전 서울시당 대변인이다.

'반도체 벨트' 경기 화성정에선 이원욱 개혁신당 의원과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 맞붙는다. 이 의원은 화성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하며 15년 넘게 터를 닦아왔고, 전 의원은 지난 2022년부터 동탄2신도시 중심의 새 선거구 '화성을' 출마를 준비해온 터라 두 사람은 평소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당초 '화성을' 출마를 희망했지만 당의 방침에 따라 '화성정' 경선에 나가 본선행에 올랐다. 21대 국회에서 같은 당 3선 중진과 비례대표 초선으로 만나 바로 옆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던 선후배가 이젠 적장이 되어 만나는 얄궃은 인연이다.

이 지역은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이 의원이 약 30%포인트(p) 차로 이겼던 야당 텃밭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이 의원의 지역 내 인지도와 인물 경쟁력이 강하다는 의미도 된다. 당을 떠난 다선 중진과 초선 현역 의원의 승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바로 옆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반도체 벨트'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관건이다.

화성정에는 강남병에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한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야권 후보 간 표 분산이 확실시되고 있어 국민의힘으로서는 승리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강벨트' 핵심 지역구 중 한 곳인 서울 영등포갑 대결이 주목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4선을 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국힘의힘 후보로 나서고 민주당에선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이 출마한다. 이들은 당초 민주당 경선에서 맞붙을 예정이었지만 각각 국민의힘, 민주당 후보로 본선에서 겨루게 됐다.

같은 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합을 맞춰 온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지고 선거에서 맞붙게 되면서 영등포갑은 서울 주요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양당 후보가 둘다 민주당 출신인 상황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 출신 허은아 개혁신당 후보가 보수표를 얼마나 가져길지도 변수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