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32% 교체 국힘, 원외당협 물갈이 폭 26%…'인적쇄신 실종'

126명 원외 당협 중 컷오프·경선패배 등 33명 물갈이 26% 수준
경선 치른 원외 인사들 대부분 본선행…'시스템공천' 혜택 누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1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공천심사 결과 원외당협위원장 다수도 공천을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현역 불패'를 만든 시스템공천이 현역 당협위원장에게도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여권에 따르면 공천심사를 앞두고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 중 원외인사는 126명이었다. 이중 78명이 공천을 신청했으며, 컷오프(공천배제)되거나 경선에서 패배한 인사는 33명으로 집계됐다.

원외 위원장의 교체비율은 26% 수준으로 전날까지 당의 현역의원 교체비율(32.4%)보다도 낮은 수치다.

서울의 경우 49개 선거구 가운데 사고 지구(13곳)와 현역 의원을 제외한 26명의 당협위원장이 공천을 신청했다. 이중 나경원 전 의원, 김병민 전 최고위원, 오신환 전 의원을 비롯해 15명이 본선행을 확정했다. 컷오프는 7명이다. 3명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1명은 경선에서 탈락했다.

인천에선 13개 지역구 중 현역 의원 2명과 사고 당협 3곳을 제외한 8명의 원외 위원장 중 2명이 본선에 올랐다. 3명이 컷오프됐다. 1명은 경선 탈락했다. 불출마자는 2명이다.

경기도의 경우 59개 지역구 중 11개 사고 당협, 현역 6명을 제외한 42곳 가운데 경선이 진행 중인 파주을과 하남을을 제외하고 17명이 본선행을 확정했다. 11명은 컷오프됐으며 2명이 경선에서 패했다. 불출마한 원외 인사는 4명이다.

충북은 4명의 원외 당협위원장 중 3명이 공천을 확정하고, 1명은 컷오프됐다. 충남에서는 6명의 당협위원장 중 4명이 공천을 확정했다. 1명은 컷오프, 1명은 불출마했다.

제주는 사고 당협 1곳을 제외한 2개 당협 중 1명이 컷오프됐고, 1명이 불출마해서 원외 당협위원장이 모두 교체됐다. 세종에서는 2명 중 1명이, 대전에서는 6명 중 3명이 공천을 확정했다. 대전 중구의 이은권 전 당협위원장은 경선을 진행 중이다.

험지인 호남지역은 원외인사가 다수를 차지했다. 전남 9개 지역구 중 사고 당협 1곳을 제외한 8명의 원외 당협위원장이 있었으며, 이 중 3명이 공천을 받았다. 4명이 불출마, 1명이 비례대표 신청을 했다.

전북에서도 9개 당협 중 현역 비례대표 의원(정운천)이 있는 곳을 제외한 8명의 원외 당협위원장 모두 이번 총선에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광주에서는 8곳 당협 중 3명곳의 당협위원장이 공천을 받았다. 1명은 컷오프됐고 4명은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여권의 전통적 텃밭인 영남권에서는 원외 인사 자체가 적었다. 부산, 울산은 각각 1명씩, 경남에서는 2명의 원외당협위원장이 있었다. 부산(1명)과 경남(2명)의 원외당협위원장은 모두 컷오프됐다. 울산의 유일한 원외 인사인 박대동 전 의원은 공천을 받았다.

대구와 경북, 그리고 강원의 경우 모두 현역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어 원외 인사는 0명이었다.

여권의 원외 위원장의 이같은 물갈이 폭은 최소 50%를 예상한 정치권의 관측을 밑돈다는 평가다. 앞서 당 지도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수도권 위기론' 이 불거진 이후 수도권 원외 당협의 60~70%를 교체 대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 위원장의 경선 패배가 적은 점이 눈에 띈다. 원외 당협위원장 중 경선에 오른 인사들의 다수가 본선행을 확정했다. 서울의 김삼화(중랑갑), 강성만(금천), 김근식(송파병), 충북 김수민(청주청원) 등 다수가 경선을 통과했다. 경선에서 탈락한 인사는 서울 조수진(양천갑), 민현주(인천 연수을)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는 시스템공천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당원과 일반 여론조사를 더한 경선룰은 지역에서 오랜기간 활동한 당협위원장은 강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제도란 평가다.

첫 경선에서 현역 중진의원 다수가 승리하면서 당은 원외 당협위원장에 대해서도 하위 10%인 7명을 컷오프, 하위 10~30% 15명에게 경선에서 20% 감산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역의원 다수가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현역불패'란 지적을 받은 시스템공천의 혜택이 원외 위원장에게도 적용됐다는 평가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