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사 비례대표로 몰리는 개혁신당…'공천 개혁' 없다

이기인·김용남·양정숙 등 당내 주요 인사들 비례대표 신청해
공천 감점인 선출직 중도 사퇴·비례 재선도…정치 퇴행 지적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김용남 정책위의장, 양정숙 의원 등 개혁신당의 당내 주요 인사들이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대 양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비판,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지역구 출마 등 정치 개혁을 외쳤던 개혁신당의 기조와 배치되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이기인 대변인(전 경기도의회 의원) 등 당 핵심 인사들이 개혁신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양정숙 의원 등 현역 의원도 신청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낮은 당 지지율 등에도 불구하고 서울 및 경기 남부 등지 지역구에 출사표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이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천아용인' 중 허은아 수석대변인(전 국회의원)은 서울 영등포갑, 천하람 전 최고위원은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

반면 또 다른 '천아용인'인 이 대변인은 7일 도 의원직을 중도 사퇴 후 비례를 신청했다. 선출직 중도 사퇴 후 출마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공천의 경우 감점을 주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고 있다.

개혁신당 전·현직 국회의원들도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출마를 선언하며 선거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경기 지역엔 3선을 지낸 이원욱 의원이 화성정, 재선 의원인 조응천 최고위원과 양향자 원내대표가 각각 남양주갑과 용인갑에 출마한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양정숙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도 비례대표로 선거를 치른다. 양 의원이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에 최종 선정되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명부에 이름을 올린 용혜인 의원처럼 '비례 재선'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직 국회의원이었던 금태섭 최고위원과 류호정 전 의원도 서울 종로와 성남 분당갑에서 출마 선언 후 선거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김 정책위의장은 이번 총선에선 비례대표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인사들이 비례대표 신청에 몰리는 현상을 두고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종인 공관위원장은 "비례대표를 희망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며 "개혁신당의 이미지에 합당한 후보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당 주요 인사가 비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부분에 대해선 "비례대표 공천 등엔 오해가 생길 소지가 있어 김종인 위원장이 절차 전체를 관장하도록 지시한 상태"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말한 '당에 도움이 되는 인사로 공천하겠다'는 원칙엔 당 대표로서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 지도부 인사들도 지역구에서 뛰는 후보들에게 보탬이 되는 공천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공유 중"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이날까지 신청자 면접을 마무리하고 빠른 시일 내에 명단을 확정, 발표할 방침이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