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앞선단 얘기하면 안돼"…조국 상승세에 국힘도 위기감
국힘 앞서지만…조국·민주당 지지율 합치면 비등
'지민비조' 전략 효과 땐 지역구 판세에도 영향
-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여권 내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서고 있지만,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지지율을 합치면 박빙인 상황이라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엔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보다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10일 주요 지역구에서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포을 비례정당 지지율은 조국혁신당이 24% 기록해 더불어민주연합(13%)을 앞섰다. 국민의힘 비례 정당인 국민의미래는 21%, 개혁신당은 7%를 기록했다.
계양을 비례정당 지지율도 국민의미래 25%, 조국혁신당 24%, 민주연합 19%, 개혁신당은 6% 순으로 나타났다.
여당 입장에선 조국혁신당의 상승세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이 '비(非)이재명, 반(反)국민의힘' 성향인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의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넘어오긴 사실상 불가능하다. 총선을 앞두고 반 정부·여당 전선이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공천 잡음 등으로 민주당에 실망한 지지층이 투표를 포기하지 않고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면서 지역구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에 투표)' 전략에 따라 지지자들이 민주당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할 경우 국민의힘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한 중진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기대할 게 없으니 상대적으로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데, 여당으로는 절대 안 올 사람들"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여당이 앞선다는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고 총선 낙관론을 경계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조국혁신당 비판이 주를 이뤘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조국혁신당을 통해 범죄 혐의자들에게 국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했다.
박은식 비상대책위원은 "조국혁신당이 호남의 지지를 받아 입시비리 잡범, 4차례 음주 및 무면허 운전자, 공무상 비밀누설하고 해임된 분들 줄줄이 당선되면 호남인과 미래세대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나"라며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식 막장 공천에 실망하는 호남분들이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국민의힘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부디 이번만큼은 우리 국민의힘 후보들을 봐달라"고 호소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조국혁신당에 대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지난 1월 출범하면서 국민의힘 상승세를 이끌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조국혁신당의 이미지가 '반(反)윤석열 정부'이기 때문에 꺼져가던 정권 심판론을 재점화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겐 상당히 큰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반면 조국혁신당 상승세가 오히려 민주당에서 중도층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국혁신당이 선거 구도를 정권 심판 구도에서 불공정에 대한 심판으로 바꿀 수 있어서 민주당에 해악적인 존재"라며 "조국혁신당의 현재 지지율이 득표율로 연결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21대 총선에서 열린민주당도 지지율보다 득표율이 낮았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 번호를 활용한 전화 면접 조사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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