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 '3자 구도' 누가 유리?…화성을·종로 수도권만 25곳

이준석 금태섭 류호정 조응천 이원욱 등 가세하며 3파전 가열
"수도권 격전지서 양당 지지표 흡수땐 결정적 변수될 수"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35일 앞둔 6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계단에 선거일을 알리는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2024.3.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2대 총선이 31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대진표가 대부분 확정됐다. 여기에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지역구 후보를 속속 확정하면서 수도권 곳곳에서 3자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제3지대가 거대 양당 틈새를 파고들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신당이 최근 35명에 대한 공천을 확정하면서 서울 종로(금태섭 최고위원) 영등포갑(허은아 수석대변인) 경기 성남 분당갑(류호정 전 의원) 남양주갑(조응천 최고위원) 용인갑(양향자 원내대표) 화성을(이준석 대표) 화성정(이원욱 의원) 등 수도권 25곳에서 3자 구도가 형성됐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공천 심사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황에서 개혁신당도 지역구 쟁탈전에 뛰어들면서 3파전 구도가 형성된 지역이 격전지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이 중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이준석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경기 화성을이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화성을 출마를 선언하며 '반도체 벨트'(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있는 경기 수원, 화성, 용인, 평택 등 지역구) 공략 의지를 강조했다. 용인갑의 양향자 원내대표, 화성정의 이원욱 의원과 공동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에선 한정민 전 삼성전자 연구원을 내보냈고, 민주당은 영입 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전략 공천했다. 화성을 유권자의 과반이 40대 이하인 상황에서 2030남성 지지자가 많은 이 대표가 보수표를 얼마나 가져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같은 '반도체 벨트'에 속하는 용인갑에선 양 원내대표와 '찐윤'(윤석열)으로 꼽히는 검사 출신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민주당은 권인숙·이우일·이상식 후보가 3자 경선을 벌이고 있다. 양 원내대표는 양당 후보들을 상대로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라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금태섭 최고위원이 도전장을 내민 서울 종로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현역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과 고 노무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3자 대결을 펼친다. 종로는 여야의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격전지 중 한 곳이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40% 안팎에서 초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금 최고위원이 10% 수준의 지지율을 보였다. 금 최고위원이 양당 중 어느 표를 잠식할지가 관건이다.

수도권 최대 격전지 '한강 벨트'의 영등포갑은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 소속으로 5선에 도전하는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민주당 소속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이 경쟁한다. 신·구 민주당 후보 간 대결에서 보수정당 출신의 허 수석대변인이 영등포갑 보수 표심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을 탈당한 뒤 개혁신당에 합류한 현역 의원과 양당 후보 간 대결 구도도 주목된다. 우선 남양주갑에서는 조응천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소속 유낙준 전 해병대 사령관,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과 경쟁한다. 화성정은 이원욱 의원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민주당 후보와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에서는 조대현·전용기·진석범 예비후보가 3자 경선을 진행 중이다.

남양주갑과 화성정은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조 의원과 이 의원이 각각 19.84%포인트(p), 29.98%p 차로 이겼던 야당 텃밭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인물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에 탄탄한 조직을 가진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이 민주당 표를 잠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성남 분당갑에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정의당 출신 류호정 개혁신당 의원의 3자 구도가 만들어졌다. 류 의원의 지지 기반인 2030 여성 표가 안 후보나 이 전 총장의 표를 가져오면서 대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신당의 파급력을 낮게 보면서도, 3자 구도가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국민의힘과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결집이 일어나는데, 상대적으로 양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은 진보·보수 유권자의 표심을 제3지대나 탈당파가 얼마나 흡수할지에 따라 선거의 승패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제3지대 신당의 득표력이 미미하기에 총선 전체 판세에 큰 파급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1000표 이내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 격전지에서 개혁신당 후보가 보수표를 가져갈 경우 국민의힘에 결정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민주당을 탈당한 인사가 출마한 지역구에선 이들이 민주당 표심을 잠식해 국민의힘이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 배제(컷오프)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출마자들도 선거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5선의 설훈 의원이 3선을 지낸 경기 부천을에 도전하면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과 민주당 후보의 3자 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4선 홍영표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홍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이현웅 변호사, 민주당 후보의 3자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