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50% 결집 '비명 대패'…총선 한달, 당내 갈등 불씨 남겨
박광온·강병원·이용빈·윤영찬·김한정 등 비명 현역 완패
경선시 권리당원 여론조사 응답률도 높아…친명 후보에 적극 지지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일 발표한 4·5·6차 지역구 경선 결과에선 '굴러온 돌'인 원외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이 '박힌 돌' 비명(비이재명) 현역 의원을 압도했다. 경선에서 영향력이 강한 권리당원 표가 친명 후보에 결집하면서 현역 의원들의 지역 기반이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수원정에선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비명계 박광온 의원이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준혁 민주당 전략기획부위원장에 패배했다. 서울 은평을에선 비명계 현역 강병원 의원이 친명계인 김우영 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광주 광산갑에서도 비명계 현역인 이용빈 의원이 박균택 변호사에게 본선 진출권을 내줬다. 당대표 법률특별보좌역인 박 변호사는 이재명 당대표의 대장동·성남FC 사건의 변호인인데다 지난해 구속영장심사에서도 영장 기각을 이끌어내는 등 '찐명(진짜 친명)'으로 꼽히는 인사다. 서울 광진갑에서도 현역인 전혜숙 의원이 친명으로 분류되는 이정현 전 JTBC 앵커에게 밀려났다.
비명계 현역 의원과 친명계 비례대표 의원의 승부도 친명계의 완승으로 끝났다. 경기 성남중원에선 지역구 현역인 윤영찬 의원이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에게, 경기 남양주을에선 역시 김한정 의원이 비례대표 김병주 의원에게 패배하며 지역구를 내주게 됐다.
이는 권리당원 50%와 일반국민 50%를 합한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민주당 경선룰로 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권리당원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이 적극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할 경우 경선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강성 지지층의 경우 여론조사 응답률도 높아 경선에서의 영향력은 막강하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선 이 권리당원들의 표가 친명 후보에게 결집한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당내 강성 지지층은 경선 과정에서 '좌표 찍기' 등 비명계 의원들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친명 후보들에 대해선 지지를 당부하며 '경선 여론조사 행동강령'까지 배포되는 일도 있었다. 경선 과정에서 계파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이 같은 강성 지지층의 활동 앞에서 지역 기반도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 수원정에서 3선을 지낸 중진인 데다 직전 원내대표인 박광온 의원은 이 지역에서 정치 활동이 거의 없던 김준혁 민주당 전략기획부위원장에게 자리를 내줬다. 김 부위원장은 불과 3~4개월 전인 지난해 말 수원정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평가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 성남중원의 윤영찬 의원과 경기 남양주을의 김한정 의원은 각각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경선에서 얻은 표의 30%를 감산하기에 경쟁자를 월등하게 이기지 못하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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