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 재표결 끝나자…조용하던 국힘서도 현역들 곳곳 반발
전날 현역 5명 컷오프, 3명은 국민공천 지역 선정
비윤계 유경준 탈락 논란…유영하에 밀린 홍석준 반발
-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4 ·10 총선 공천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특검법) 재표결 이후 일부 현역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 하면서 본격적으로 공천 잡음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5일)까지 254개 선거구 중 213곳(84%)의 공천을 완료했다. 전날 컷오프된 현역 의원은 '국민 공천' 지역을 포함하면 8명에 달한다.
박성중(서울 서초을)·유경준(서울 강남병)·안병길(부산 서동)·홍석준(대구 달서갑) 의원과 서초을에 공천을 신청한 비례대표 지성호 의원 등 5명이 컷오프됐다. 공관위는 박 의원을 험지인 경기 부천을에 재배치했고, 유 의원도 재배치를 검토 중이다.
이채익(울산 남갑)·류성걸(대구 동갑)·양금희(대구 북갑) 의원 지역구의 경우 국민들이 후보를 추천하는 '국민 공천'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사실상 컷오프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천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공천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유경준 의원의 경우 당내 경쟁력 평가가 49%로 앞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컷오프 과정에 의문이 제기됐다. 공관위는 강남병에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우선 추천(전략 공천)했다.
공관위가 정한 우선추천 기준 중 유 의원에게 적용되는 결격 사유는 없고, '공관위가 재적 3분의 2 이상 의결로 다르게 결정하는 경우'만 유일하게 해당한다. 유 의원은 공약기획단장을 맡아 총선 공약을 개발했고 유권자 빅데이터 분석 등도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평소 소신 발언을 했던 대표적 수도권 비윤(비윤석열)계인 데다가 유승민 전 의원과의 친분이 컷오프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공관위는 유 의원 재배치를 논의 중이라고 했지만 현재 얼마 남지 않은 미발표 지역 대부분이 험지다. 유 의원은 이의 신청과 입장 표명 등을 포함해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 유영하가 단수 공천된 대구 달서갑에서는 현역 홍석준 의원이 이의 신청을 하겠다며 반발했다. 유 변호사 단수 공천을 두고도 박 전 대통령을 의식한 정무적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역구가 국민 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이채익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이 저를 버렸다"며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당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현역 의원 컷오프 규모는 지금까지 공관위 발표 중 가장 많다. 지난달 29일 쌍특검법이 재표결에서 부결된 지 5일 만에 현역 의원들이 대거 컷오프되면서 막판 물갈이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표 이탈 우려가 사라지자 본격적인 컷오프에 나섰다는 것이다.
공천을 받지 못한 한 현역 의원은 "(쌍특검법 표결 전에는) 시간을 끌더니 이게 무슨 시스템 공천이냐"며 "경쟁력 약한 초선은 경선으로 날리고 경쟁력 있는 사람은 전략 공천과 국민 공천으로 날리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초하고 강남은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데 포커스를 뒀다"며 "(유 변호사는) 데이터로 보면 점수 차이가 많이 있었는데, 오히려 정무적 판단을 해서 너무 빠른 시간 내에 단수 추천을 하면 박 전 대통령의 눈치를 본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에 발표를 늦췄다"고 설명했다.
brigh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