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vs"배신" 영등포갑 격전지 부상…김영주·채현일 격돌
'민주 탈당' 김영주 국힘 전략공천에 한동훈·이재명 대리전
'현역 대 구청장 출신' 구도…공천 논란에 이재명 지원사격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서울 영등포갑에 전략공천이 확정되면서 한 때 동지였던 더불어민주당 후보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과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5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김 부의장을 서울 영등포갑에 우선추천(전략공천)하는 내용의 제16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힘 입당설이 돌던 김 부의장은 지난 3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을 한 데 이어 전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김 부의장은 입당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도 정말 열심히 일했던 의원들이 하위 10% 평가를 받고 전략적으로 친명 후보를 집어넣는 것을 보고 부당하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영등포(갑)에서 당선이 된다면 진정성을 인정해 주시는 것이고 안 되면 (당적 변경에 대한) 우려대로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19~21대에 영등포갑에서 내리 당선된 김 부의장의 공천이 확정되자 민주당에서도 총력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는 김 부의장 출마를 염두에 둔듯 지난달 26일 일찌감치 채 전 구청장을 영등포갑에 전략공천했다. 이로써 '지역구 현역 의원 대 구청장 출신 후보'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서울에서 또 하나의 격전지로 부상한 모습이다.
아울러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교롭게도 김 부의장의 전략공천이 확정된 이날 영등포갑 지원유세에 나선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영등포갑 채현일 후보와 함께 영등포 구민을 뵈러 간다"며 "'한강벨트' 영등포를 반드시 사수하고 경제 폭망 국민 배신 정권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채 후보를 만나 지지 선언을 한 뒤 함께 영등포 뉴타운 지하 쇼핑몰 등을 방문하며 거리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이 대표가 직접 선거 지원에 나서는 건 전날 종로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이에 영등포갑 선거구는 단순한 한 석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의장이 민주당 현역 평가에 반발해 탈당한 후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의 '사천 논란'이 일었던 만큼, 이 지역의 결과는 논란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중을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거란 전망이다.
한편 채 전 구청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 부의장을 향해 "선당후사를 약속하고 민주당 단합을 위해 가장 앞장서야 할 분이 당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배신이라니 가당치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그간 이 대표와 함께 민주당 총선 승리를 외쳤던 분이 공직자 윤리 항목에서 채용비리 부분을 소명하지 못하는 등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결과가 나오자 불공정성을 운운하면서 '사당화'를 외치며 당의 분란에 앞장섰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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