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탈당 직전 회군…'명문정당' 강조 文 의견 구했을까
탈당시 친문계 친명계 계파 갈등 최고조…분열 책임론 예상
친문 구심점으로 후일 도모…文 전 대통령과 소통 가능성도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서울 중·성동갑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을 시사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 임 전 실장 탈당으로 민주당이 분열 기로에 놓일 수 있는 만큼 고심 끝에 전격 선회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4일 야권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하고 해당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던 임 전 실장은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 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하루 뒤인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성동갑에 대한 의결 사항을 재고해달라"며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임 전 실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는 생물"이라며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일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 서울 모처에서 회동하며 탈당을 저울질했다. 임 전 실장과 이 대표는 현재 민주당의 상황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새로운미래 합류까진 불발됐다.
이와 관련, 이석현 새로운미래 고문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을 통해 "(탈당을 전제로) 내부적으로는 (이 대표와 임 실장이 민주연합과 빅텐트 등) 그 이상의 구상을 했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이 마음을 바뀐 배경엔 탈당시 최고조에 이르게 되는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 간 계파 갈등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정치권은 해석한다. 이미 현역 하위 평가에 불복한 김영주·설훈·박영순 의원이 탈당한 데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탈당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서다.
민주당에 남아 친문계 구심점으로 후일을 도모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봤을 가능성도 있다. 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8월 전당대회에서 임 전 실장이 당권을 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면서 나아가 차기 대선까지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당 안팎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의견을 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임 전 실장은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 문 전 대통령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전략공관위 발표 이후 입장 발표 전까지 문 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답변드리지 않겠다. 다음에 답변드릴 기회가 있지 않을까"라고 부정하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그간 단합을 강조하며 이재명 대표의 '원팀론'에 힘을 실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4일에도 이재명 대표에게 "무엇보다 함께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며 "선거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중요하고 그래서 단결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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