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주류 자산' 다갖춘 임종석 원내 입성 막았다
당내기반 부족 李, 총선서 친명 확고히 해 대선 공략
대선주자급 친문 핵심 임종석 구심점 될 가능성 높아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천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잡음이 잦아들 전망이다. 임 전 실장이 당 지도부의 결정을 전격 수용하면서다.
임 전 실장은 친문(친문재인) 찍어내기의 바로미터로 여겨졌다. 정치권은 정치적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친명(친이재명)의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4일 야권에 따르면 오랜 기간 민주당의 주류는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이어진 친문이었다.
당내 유력 주자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불명예 퇴진하면서 어부지리로 이재명 대표가 부상했다. 2017년 제19대 민주당 대선 경선만 해도, 이 대표는 21.2% 득표율로 문재인 당시 후보(57%), 안희정 후보(21.5%)에 뒤진 3위에 그쳤다.
이 대표로선 이번 총선에서 친명 세력을 확고히 해야 대선을 노릴 수 있다. 이 대표는 당내 기반이 부족하다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4·10 총선을 통해 자기 세력을 심는다면, 차기 당권은 물론 대선까지 무리 없이 갈 수 있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에게 대선 가도를 위협하는 대항마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다. 그간 민주당 주류는 '친문·운동권·호남 출신'이었는데, 임 전 실장은 이 자산을 다 갖고 있다. 당내 핵심 중 핵심으로, 대선주자급 정치적 무게감을 갖고 있다. '원외 소수파·노동인권 변호사·경북 출신'인 이 대표와는 정확히 대척점에 있다.
임 전 실장이 중·성동갑에 출마해 원내에 입성한다면 친문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당 지도부는 임 전 실장에게 살아서 돌아오기 힘든 서울 송파갑 같은 험지를 제안했다. 당 지도부의 권유에도 임 전 실장은 중·성동갑을 고수했었다.
임 전 실장에게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공천 국면에서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고 민주당 탈당파가 모여 만든 새로운미래 입당 가능성을 열어두며 몸값을 최대치로 올려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1에 "당의 입장에서 대선주자급 임 전 실장이 탈당했다면 뼈아픈 실책이 됐을 것"이라며 "임 전 실장의 희생으로 당원들은 임 전 실장의 손을 잡아주고 싶을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자신이 터를 닦았던) 중·성동갑에서 전현희 전 위원장의 승리를 돕고, 수도권을 돌며 문재인 정부 5년 실패에 대해 속죄하며 당장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도모해야 한다"며 "빠르면 8월 전당대회에 나올 가능성이 있고, 당권을 잡으면 다음 대선을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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