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승부처] 구로을, 탈북민 태영호 vs 대북특사 윤건영 '이념전쟁'

태영호, 보수 텃밭 '강남'에 깃발 꽂은 최초의 탈북민
운동권·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 최일선 윤건영과 맞대결

태영호(왼쪽) 국민의힘 의원·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스1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 구로을은 이번 4.10 총선에서 이념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최전선에 섰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성 없는 대결을 벌인다.

3일 여야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태 의원(초선, 강남갑)과 윤 의원(초선, 구로을)을 각각 구로을에 단수 공천했다.

구로을은 윤 의원을 21대 국회에 입성시킨 지역구로, 박영선 전 민주당 의원이 직전까지 내리 3선을 지낸 전통적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태 의원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진 정책에 앞장서겠다'며 구로을로 지역을 옮겨 공천을 신청하면서 두 사람의 맞대결이 성사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2016년 망명 후 지난 총선에서 보수 텃밭인 서울 강남갑에 전략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탈북민 출신 강남 의원'이라는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쥔 태 의원은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당선되며 여당 지도부에 입성하는 최초의 역사도 썼다.

태 의원의 맞수 윤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냈으며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을 함께한 보좌관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에 임명돼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함께하며 최전선에서 실무를 담당한 대북특사이자 문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불린다.

윤 의원은 국민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을 앞두고 강조한 86세대(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운동권 청산의 대상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이 태 의원을 앞세운 이념 전쟁에서 승기를 거머쥘지, 윤 의원이 재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한편 태 의원은 지난해 5월 지방선거 전후로 강남갑에서 당선된 기초의원들로부터 '쪼개기 후원'을 받은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정치자금법 등 위반 여부를 수사받고 있다. 당은 태 의원에게서 소명자료를 받아 불법 소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 공천 결과를 번복하지 않았다. 향후 사법 결과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은 지난 2011년 한국미래발전연구원 기획실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직원 A씨를 백원우 전 민주당 의원실에 인턴으로 허위 등록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윤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