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승부처]'尹 참모' 김은혜-'李측근' 김병욱…분당을 판세는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김병욱 3선 도선 가능할까
분당 주민 '재건축 민심' 누가 잡냐 판세 가를 것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22대 총선에서 수도권 격전지 중 한 곳은 바로 '경기 성남시 분당을'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모임인 '7인회' 출신 김병욱 민주당 의원(재선)이 맞붙게 됐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분당을에서 20대와 21대 총선에서 내리 승리했던 김 의원이 '1기 신도시 특별법' 성과를 근거로 3선에 도전하는 한편, 김 전 홍보수석은 '분당 재건축 선도지구 최다지정 달성'을 내세워 분당을 지역 탈환을 노린다.

3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254개 지역구 중 여야 대진표가 결정된 곳은 52.36%인 133곳이다.

일찌감치 대진표가 확정됐던 분당을은 분당 신도시 남부를 관할하는 지역으로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다.

지난 2011년 손학규 당시 민주당 후보가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뒤 20여년 넘게 보수 정당이 당선자를 배출해 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분당을에서 이 대표를 16%p의 큰 격차로 따돌리기도 했다.

김 의원도 21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으나, 당시 김민수 미래통합당 후보를 2.8%p 차이로 근소하게 이기는 등 이번 3선 도전 역시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17~19일 실시하고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과 김 전 홍보수석이 가상 대결에서 각각 36%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 윤석열' 대리전 구도로도 주목받는 둘의 대결의 핵심은 '재건축 민심'에 있다. 분당 주민들의 최대 현안은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위한 선도지구 지정이다.

'1기 신도시 특별법'으로 불리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노후계획도시법)이 오는 4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분당도 다른 1기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주차장 부족 문제, 수도 배관 노후화 등 불편을 호소하는 여론이 거세다. 선도지구로 지정된 단지는 시범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노후계획도시법 대표발의자로, 일부 여야 의원들이 국토균형발전을 이유로 반대했으나 홍익표 원내대표를 직접 설득해 지난달 말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김 의원은 22대 국회에 입성하면 국토교통위원장을 맡아 "강남을 뛰어넘는 분당 재건축 신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김 전 홍보수석 역시 "분당 재건축을 위한 이주단지 조성 공약을 이행해 가장 많은 수준의 선도지구 지정으로 증명하겠다"며 "분당에서 선도지구로 지정되는 곳은 1기 신도시를 통틀어 대장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 분당을에서 실시한 KBS 조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518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이며, 응답률은 9.7%~15.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분당을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4.2.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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