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이재명·조국 재판 지연, 법원 책임" 야 "서천호 사례 방지해야"

여야,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공방
민주, 서천호 전 국정원 차장 '약속 사면' 거론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2.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박승주 황두현 임세원 김기성 기자 =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청특위)는 28일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고 재판 공정성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여당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 지연 의혹을, 야당은 사법 판결을 받은 여권 정치인 사면에 정당성을 제기하며 팽팽히 맞섰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담당 판사는 1년 6개월동안 쥐고 있다가 그만뒀다"며 "피고인의 권리행사냐, 고의 지연이냐. 이런 부분을 제대로 살피고 법원이 제대로 해야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1,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도 무시하면서 사법부를 농락했다"며 "조 전 장관 재판 지연은 사법부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조 전 장관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발버둥 치는데 유죄를 받고도 정치범 코스프레를 벌이는 것은 법원이 방조했기 때문 아니냐"며 "사법부 신뢰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야권은 재판 지연의 타당성을 주장하며 사법 판단을 받은 여권 인사들의 선거 출마 문제를 지적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재판 지연의 실제 사례를 언급하면서 "나와야 할 증인만 해도 150명 정도다. 이 재판을 2년 안에 끝낼 수 있느냐"며 "(재판 기록이) 20만 페이지인데 그것(재판)을 2년, 3년 안에 못 끝냈다고 재판의 지연을 지적한다는 건 법원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사면 전 공천을 신청해 '약속 사면' 논란이 일었던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 사례와 같은 사면권 남용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주문했다.

서 전 차장은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 당시 검찰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징역형을 확정받고 지난해 신년 특별사면됐다. 이후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뒤 설 특사 명단에 포함됐다. 두 번째 사면 전 공천을 신청해 사천·남해·하동에서 경선을 치른 서 전 차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공관위가 발표한 본선 진출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 의원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사면 사건에서 국민 뜻이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더 강하게 사면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법치주의와 권력분립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사면권 행사"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리기 전 (사면 검토 대상 명단)초안이 어떤 절차에 의해 작성되는지 전혀 법제화 돼있지 않다"며 "사면절차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