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공천 번복' 받을 수 없는 카드 던진 임종석

최고위 의결 번복 시 지도부 정치적 책임론 제기될수도
당내 '공천 학살' 최고조…임종석, 결별 수순 접어드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강수련 기자 =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를 준비 중이었으나 사실상 컷오프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재고를 요청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전략 공천을 전면 재검토 해달라는 의미인데, 민주당이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성동갑에 대한 의결사항을 재고해달라"며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민주당 최고위는 같은 날 전 전 위원장을 중·성동갑 후보자로 인준하는 안건을 차기 당무위원회 안건으로 부의하기로 결정했다. 절차상으론 아직 당무위 의결을 거치지 않은 만큼 인준 안건을 수정할 수 있다.

중·성동갑은 민주당 '공천 학살 논란'의 바로미터로 여겨졌다. 임 전 실장은 2000년 제16대 총선을 앞두고 성동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최연소 의원으로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분구 이후 제17대 총선에서 성동을에서 재선했다. 임 전 실장에게 중·성동갑은 정치적 기반인 셈이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친문(친문재인)계의 핵심인 임 전 실장의 윤석열 정권 출범 책임론을 들어 험지 출마를 요구했으나, 임 전 실장은 중·성동갑 출마를 고수하고 있다.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됐으나, 이재명 대표 피습 이후 당대표정치테러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친명계 전면으로 올라섰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전 위원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언주 전 의원을 묶어 '여전사 3인방'이라고 지칭하며 밀었다.

다만 최고위 의결을 번복할 경우 지도부는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어느 선거 때보다 민주당 내 '공천 학살 논란'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공천과 직결되는 현역 평가 하위권에 비명(비이재명)계가 다수 포함된 데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여론조사 불공정성 의혹까지 제기되며 탈당이 줄을 잇고 있다. 친문계 고민정 의원은 임 전 실장의 컷오프가 발표되자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 게다가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리면 기존 공천까지 모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지도부가 지금까지의 공천 기조를 전면적으로 바꿀 가능성은 낮다고 당 안팎에선 보고 있다. 그간 이 대표는 "모두가 후보가 될 순 없다"며 세대교체론을 강조했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1에 "(지도부가 임 전 실장에게 제스쳐를 취하면) '시스템 공천'에 개입을 하게 되는 모양새"라며 "통합하기 위한 노력은 당연히 하지만, 공천 결과에 개입해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결별 수순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당내에선 본다. 임 전 실장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에게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며 최후의 수단도 불사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1에 "임 전 실장은 정권 재창출 실패의 핵심"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지금 86그룹 청선을 내세우고 있는데, 임 전 실장은 86그룹의 상징적인 인물이라 현 방침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고 평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