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청년' 조용히 사라진 공천…국민의힘 50~60대 남성 정당
'현역불패'에 '도로친윤당'·'도로꼰대당' 지적도…여성 공천 전체 9.1%
"잡음없는 공천 잘하고 있어" "이기는 공천에 의미까지 더해져야"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이 전국 지역구 후보 공천을 절반가량 마친 가운데 '조용한 공천'이라는 자평에도 감동도 혁신도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현재까지 국민의힘은 전체 공천 신청 지역구 242곳 중 132명의 후보를 확정했다. 공천을 신청한 현역의원 102명 중에선 단 21명에 대한 결과만 남아 막바지 공천 작업에 들어갔다.
예년과 달리 현역들의 '공천잡음'이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에서 이런 잡음 없는 '조용한 공천'이라고 자평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6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 공천에 감동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데 대해 "우리의 공천이 다른 당에 비해 유례없이 비교적 조용하고 잡음 없이 진행되고 있고 오히려 그 때문에 감동 없다는 소위 '억까'(억지로 까대기)를 하시는 분도 있는데 이런 조용한 공천은 유례가 별로 없다.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뿐 아니라 심지어 당내에서도 조용한 공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선이나 단수 및 우선(전략) 공천 과정에서 '현역불패'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친윤계 의원 대부분이 생존한 것을 두고 당초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언한 '혁신'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첫 공관위 회의에서 "청년과 여성, 유능한 정치 신인의 적극적인 발굴과 등용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지역구 3선 이상 중진의원 31명 중 14명이 단수추천(11명)되거나 경선(3명)에서 승리해 공천을 확정 지었다. 또 아직까지 지역구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사례가 없다.
게다가 대통령과 가까운 권성동·이철규·윤한홍·박수영·유상범·강민국 의원 등 '친윤계' 인사들 대부분이 조기에 공천을 확정받으면서 '도로 친윤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여기에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이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한 데 이어 특수부 검사 출신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도 용인갑에 전략공천이 확정됐다.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도 경쟁자인 홍문표 의원이 경선 포기를 선언해 단수공천이 확정되는 등 용산 참모 출신들도 잇달아 공천을 받았다.
또 확정된 132명의 후보 중 40대 이하가 18명(13.6%)으로 집계돼 지난 21대 총선 당시(19.5%)보다도 후퇴한 결과를 보였다. 올해 지역구 후보 평균 나이도 58.2세로 4년 전보다(56.5세) 높아 '도로꼰대당'이 됐단 지적도 있다.
아직까지 여성 공천도 나경원 전 의원과 스타 영어 강사 출신 '레이나' 김효은 씨 등 12명만이 받으면서 전체의 9.1%에 그쳤다. 이 역시 직전 총선 26명(11%)보다 적어 후퇴했다는 평가다.
당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한 의원은 "한 위원장 말대로 잡음 없는 공천은 하기 어려운데 그걸 잘 해내고 있다고 본다"며 "지난 총선에서 공천 잡음으로 크게 망한 만큼 그에 대한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한 의원은 "이기는 공천도 중요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얼마큼 달라졌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며 "시스템 공천이라지만 지금 공천 면면을 보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르겠다. 비례 후보에서라도 그런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buen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