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vs곽상언vs금태섭…'정치1번지' 종로 법조인 3파전

민주당,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 단수 공천
현역 최재형 의원 국힘 단수 공천 확정…제3지대 금태섭, 종로 출사표

검찰이 22일 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중앙·서울·대전·전남·충북 등 5개 선관위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진은 이날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2023.9.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4·10 총선이 4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에서 감사원장 출신의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한판승부를 벌인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8일 종로 지역구에 곽 변호사를 단수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에선 일찌감치 현역인 최 의원의 공천을 확정했고, 제3지대에선 금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종로는 이명박(15대), 노무현(15대 보궐선거) 전 대통령이 거쳐간 지역구인 만큼 정치적 상징성이 커 거대 양당이 총선 때마다 중량감 있는 인사를 배치해 승부를 벌여왔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에서는 정치적 스펙트럼이 전혀 다른, 법조인 출신 3명이 경쟁하게 됐다.

이 지역 현역 국회의원은 2022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최 의원이지만,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대표가 이겼다. 19·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 전 대표가 연달아 승리한 곳인 만큼 결과 예측은 쉽지 않다.

종로는 지역적으로도 정치적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은 편이다. 창덕궁을 기준으로 전통적 부촌이 위치한 평창동·사직동·무악동 등 서쪽은 보수세가, 호남 출신이 많고 대학가를 품은 창신동·숭인동·혜화동·이화동 등 동쪽은 진보세가 강한 경향을 보인다.

그만큼 매번 선거마다 표심의 유동성이 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왔다.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16~18대 총선은 보수 정당이, 19~21대 총선은 진보 정당이 승리했다.

최 의원은 지난 19일 단수 공천을 받은 후 대학가와 주민센터, 상가 등 종로 일대를 돌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자연경관지구·고도지구로 묶인 구기동 모아타운 지역의 규제를 완화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곽 변호사는 온라인 판로개척을 위한 이커머스 업체 연계와 1인 가구·청년층 이용편의 개선 등 종로구 현실을 반영한 전통시장 지원책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또 경로당별 시설과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바람을 경험했던 4050대 유권자들에게 노 전 대통령 사위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금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진보의 촛불과 보수의 태극기를 모두 품은 곳 역시 종로다. 종로는 누구의 텃밭도 아니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기성 양당 정치에 싫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표가 금 최고위원에게 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종로를 종로답지 않게' 공약과 함께 '정치1번지'에서 '개혁1번지'를 핵심 기치로 내세울 예정이다.

다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선거구 획정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시안이 원안대로 확정된다면 종로구는 이웃한 성동구와 선거구 조정을 거쳐 22대 총선에서는 종로중구과 성동갑, 성동을로 재편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획정위의 원안을 그대로 받거나, 불공정성을 없앤 수정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종로와 중성동갑·을 등이라도 특례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