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레드카드' 민주 갈등 폭발…국힘, 끝까지 웃을 수 있을까

'비명 학살' 민주, 공천 불공정 평가 53%…신뢰 추락
국힘 '감동 없는 공천' 속 현역 물갈이 마지막 승부수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뉴스1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컷오프 결정으로 더불어민주당 공천 내홍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반사이익을 누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잡음도, 감동도 없다'는 평가 속 공천 발표를 미루고 있는 서울 강남과 영남권에서 대거 물갈이를 예고해 민주당과 격차를 더 벌릴지 주목된다.

27일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공천 과정이 얼마나 공정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공정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53%였다. 민주당 공천이 '공정하다'는 답변은 27%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공정하지 않다'고 선택한 응답자는 40%, '공정하다'는 평가는 40%였다.

총선을 43일 앞두고 공천 작업에 한창인 국민의힘과 민주당 평가가 엇갈리는 배경에 '밀실·비명계 학살' 수준의 민주당 공천 문제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누적된 공천 갈등이 터진 건 이번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갑 출마 의사를 밝혀온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공천 배제 결정이었다. 민주당 전략공관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로, 민주당 내 친문(문재인)·비명(비이재명) 대 친명계 공천학살 여부를 판가름할 인물로 평가됐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임 전 실장 컷오프 결정에 반발하며 사퇴했다.

공천에서 배제된 비명계 의원 사이에서 제3지대 '새로운미래'로 이탈 움직임도 가속하는 모양새다. 앞서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박영순 의원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했으며 설훈 의원도 탈당을 예고해 이재명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반면 2주 차에 접어든 국민의힘 공천은 '옥새 파동', '호떡 공천'으로 홍역을 치른 역대 총선과 비교해 가장 잡음이 없다는 자평 속에 전날까지 모두 132곳의 총선 후보를 확정했다. 공천 방식을 결정한 지역구는 전체 242개 신청 지역 중 190곳으로 진행률은 79%에 이른다.

다만 아직 비례대표 현역 의원 2명 컷오프 결정 외에 지역구 현역 의원 중 탈락자는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쇄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려했던 '용산 입김'은 작용하지 않았지만, 친윤(친윤석열)계 중진 의원들이 공천장을 확보하면서 현역 특혜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국민의힘은 공천 방식을 발표하지 않은 텃밭 지역에서 막판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현역 물갈이 폭이 크지 않을 경우 내부 변화 없이 민주당 반사이익에 기대 선거를 치른단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남권에 의원 수가 많다. 그곳에 여러 경선이 이뤄지고, 결과를 보면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끝까지 보면 많은 쇄신이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날 기준 불출마·경선 포기를 제외하고 선거구 획정 논의 등 이유로 국민의힘 공관위가 공천 방식을 결정하지 않은 현역 의원은 △유의동(경기 평택을) △김영선(경남 창원·의창) △이채익(울산 남갑) △안병길(부산 서동) △이양수(속초·인제·고성·양양) △김영식(구미을) △박형수(영주·영양·봉화·울진) △김형동(안동·예천) △류성걸(대구 동갑) △양금희(대구 북갑) △홍석준(대구 달서갑) △박성중(서초을) △유경준(강남병) △이용(경기 하남) △지성호(서울 서초갑) △한무경(경기 평택갑)까지 모두 16명이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 22~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응답률은 11.8%였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