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핫플] 명룡대전 계양을…"이재명 바꾼 것 없어" "원희룡 지역 몰라"

총선 최대 '빅매치'…민주 텃밭 속 집권당 후보에 기대감도
"쭉 투표한대로 민주에" vs "사법리스크 이재명보단 새 인물"

4·10 총선에서 '명룡대전'을 예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8일 18일 인천 계양축구협회 시무식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원희룡캠프 제공) 2024.2.18/뉴스1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이른바 '명룡대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인천 계양을은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전통적인 야권 강세 지역에 도전장을 낸 원 전 장관은 '공격수'를, 현역 의원인 이 대표는 '수비수' 역할을 해야 하는 구도다.

여야 잠룡이 맞붙는 '미니 대선급' 선거를 맞게 된 계양을 주민들의 민심은 엇갈렸다. "그래도 계양을은 민주당"이라는 반응과 함께, "새로운 바람이 필요한 때"라며 원 전 장관에 대한 기대감도 감지됐다. 계양을에 연고가 없다는 비판은 두 사람 모두의 약점으로 제기됐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 "늘 뽑던 대로…원희룡 계양 잘 몰라"

25일 계산동 한 아파트에서 만난 한 모 씨(67)는 "이번 총선에서도 이 대표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원 전 장관이 특별히 싫거나 미운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 후보인 이 대표가 좀 더 바른 정치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줄곧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를 찍었다고 했다.

야권 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원 전 장관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평소 정치적 성향대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단 주민들도 있었다. 계산동 출신인 27세 김 모 씨도 "부모님과 일가친척, 친구들이 쭉 민주당 지지자여서 이번 총선에서도 이 대표를 찍을 것 같다"고 했다.

이 지역은 보수의 전통적인 험지이자 진보의 텃밭이다. 계양을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제16대 총선부터 제18대 총선까지 3선을 하고, 제20대·21대 총선에서도 당선되면서 5선을 한 곳이다. 2010년 보궐선거를 제외하곤 20여년간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연고가 없는 원 전 장관이 지역 민심을 모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지역에서 25년간 산 60대 서 모 씨는 "원 전 장관이 왜 계양을에 온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대기업이 계양산에 골프장을 지으려 할 때도 막아냈던 게 이곳 시민들인데, 원 전 장관이 계양산에 터널을 뚫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예비후보(왼쪽부터)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이천수 후원회장이 26일 인천 계양우체국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구도심서 원희룡 '새바람' 기대…"연고 없는 건 이재명도 마찬가지"

하지만 연고가 없는 것은 이 대표도 마찬가지다. 계양을은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떠난 후 이 대표가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당선된 지역구다. 연고가 없는 이 대표가 2년 전 재·보궐선거에 나왔을 때도 예상과 달리 윤형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이란 여론조사가 발표되는 등 민주당으로선 뒷맛이 씁쓸했다.

계산동에서 25년간 산 김 모 씨(67)는 "원 전 장관도 계양에 연고가 없긴 하지만 이 대표도 연고가 없다는 건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의 원 전 장관이 구도심 계양을의 재개발, 재건축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다. 주민들은 인천 송도와 청라신도시 등으로 인구가 빠져나가고 계양구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상인 최 모 씨(70)는 "이 대표가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이 지역이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지역에서 늘 민주당만 찍어주다 보니까 발전된 게 없는 것 같아서 이번엔 한 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도심을 재개발·재건축하고 지하철 연장할 의지가 원 전 장관에게는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단 점을 들어 "이번엔 다른 선택을 하기로 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계양동에서 평생을 산 황 모 씨(37)도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로 걸려 있는 재판 때문에 지역구 올 시간도 없는 것 같고 비호감 이미지가 커졌다"며 "원 전 장관이 이 대표랑 견줄만한 거물급 인사기도 하고 중량감 있는 이미지 때문에 신뢰도 간다. 이번엔 원 전 장관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이천수·인요한' 흥행 선거전 돌입…이재명, 공천 확정 아직

민주당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인 만큼 원 전 장관은 선거전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았고, 이 전 대표의 사무실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사무실을 맡으며 치열한 선거전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원 전 장관의 승리를 위한 총력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원 전 장관이 단수공천을 받은 후 지난 23일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하루 종일 원 전 장관과 선거 유세를 했고, 전날(25일)에는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지원사격을 나서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아직 계양을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 사무소를 꾸릴 수 없는 상태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선 원 전 장관에 앞서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지만 빠르게 선거전에 돌입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 대표 측은 "공천 작업이 마무리가 안 된 상태에서 공천 확정도 안 됐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것도 아니라 선거 사무소를 꾸릴 순 없다"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고 하더라도, 주민분들이 이 대표를 자주 못 봐 아쉬워하는 부분이 있다. 시·구 의원과 지역 당원들이 계속해서 주민들과 접촉하고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소통을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인천 남동구 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미소짓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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