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공천 결과는 '현역 불패'…국힘, 감동·쇄신 실종

당원·일반 여론조사…인지도·당원 소통 '현역 프리미엄' 작용
가·감산 동시 적용돼도 쇄신 쉽지 않아…국민추천제 등 대안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13차 회의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의 1차 경선 결과 '시스템공천'에서도 현역 의원들이 대거 살아남았다. 특히 중진 의원들은 감산 적용에도 모두 본선행을 확정해 '현역에 유리한 경선룰'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은 인적쇄신을 유도할 새로운 방안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26일 여권에 따르면 전날(25일) 발표된 1차 경선에서 현역의원 7명(지역구 5명·비례대표 2명) 중 5선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3선 이종배(충북 충주)·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초선 엄태영(충북 제천·단양)·장동혁(충남 보령·서천) 등 지역구 의원 5명은 모두 승리했다.

반면 비례대표 의원으로 서울 양천갑에 도전장을 낸 조수진 의원은 구자룡 비대위원과 결선을 치른다. 경기 여주·양평에 도전장을 낸 이태규 의원(비례)은 김선교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이는 여론조사 및 당원조사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공천이 배경으로 꼽힌다. 현역 의원의 인지도와 오랜 시간 당원들과 소통해왔던 '현역 프리미엄'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앞서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조수진 의원이 결선에 오른 반면, 그렇지 않았던 이태규 의원이 지역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경력을 가진 김 전 의원에게 패배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당이 인적쇄신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가·감산점 제도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모습이다. 당은 동일지역 3선 이상 의원에게 15% 감산을, 현역의원 하위 10~30%에게는 20% 감산을 적용했다. 정치신인·여성·청년 등 다양한 가산제도도 마련했다.

1차 경선결과를 보면, 인적쇄신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가·감산이 동시에 적용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제 쇄신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현역 의원이 60%를 득표할 경우 15%를 제외하면 9점이 감산되는 반면, 청년에게 적용되는 최대 20%의 가산이 적용되더라도 8점만이 추가돼 51대 48로 현역 의원이 승리한다.

이는 현역의원 다수가 공천을 확정하거나 경선을 치르게 되면서 '현역 불패' '감동 없는 공천'이란 비판을 받는 여권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날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8명에 불과하다.

앞서 '경선을 통해 자연스러운 인적쇄신'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던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1차 경선 결과 발표 이후 다양한 대안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우세지역 일부에 국민이 후보를 추천하는 '국민추천제'를 도입하거나 여성인사를 적극 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