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늦추며 잡음도 감동도 없다…한동훈표 이기는 공천?

컷오프 규모 7명 이하…불출마·험지 출마도 미온적
공천 혁신 모습 없어…친윤 초선들 상당수 단수공천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7차 공관위 회의 단수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2.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이 지역구 164곳의 공천을 마무리한 가운데 야당에 비해 잡음이 나오지 않는 것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낙하산 공천 우려를 해소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감동도 혁신도 없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금까지 지역구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를 단 한명도 발표하지 않았다. 하위 평가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오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여당의 공천 잡음이 덜한 배경으로 꼽힌다.

◇"무난하지만 혁신 없어" "윤핵관 정리 안돼"

여당은 현역 컷오프 비율 자체도 적은 편이다. 앞서 공관위는 전국을 4권역으로 나눠 교체지수 하위 10%에 속하는 현역 의원 7명을 컷오프 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천룰 발표 이후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지역구를 옮긴 현역 의원은 컷오프 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실제 컷오프 인원은 더 줄어들 수도 있다.

불출마나 험지 출마 움직임 역시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3선 장제원 의원 이후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 의원은 없고, 당의 요청으로 지역구를 옮긴 중진 의원은 서병수·박진·김태호·조해진·하태경 의원이 전부다.

이를 두고 한 중진 의원은 "현역들을 조금 날리면서 변화하고 혁신하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감동이 없다"며 "특히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쪽에서 보여줘야 하는데 정리를 하지 않는 모습이 조금 걸린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전당대회 당시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초선 연판장'을 주도한 의원 상당수가 단수공천 되거나 경선이 확정됐다.

전직 중진 의원도 "여당 입장에선 큰 감동도 마찰도 없이 가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무난하게는 가겠지만, 내부 갈등과 반목 속에서 공천 혁신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없다는 평가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공천은 '현역을 어느 정도 물갈이하느냐'에서 시작되는데 인위적으로 현역을 컷오프 하려는 모습이 잘 안 보이니까 현역들에겐 좋은 시스템 공천 제도"라며 "이 정도 (물갈이) 수준이라면 현역들은 땡큐"라고 했다.

낙하산 공천 우려를 해소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한 영남권 의원은 "일부에선 대통령실이나 검사 낙하산 공천을 우려했는데 오히려 이런저런 이유로 안 된 사람들이 많다. 그런 면에서는 폭탄을 많이 제거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 단수공천이 확정된 최재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객관적 시스템 공천이 작동되고 있음을 피부로 직접 느낀다"고 했다. 이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저부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총선에 임하겠다는 자세로 '저부터 내려놓겠습니다'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챌린지 릴레이를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지역구 현역 22명 보류…컷오프 7명 이하

다만 공관위가 평가 하위 10% 의원들에게 컷오프를 통보하면 일부 반발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 지역구 현역 의원 90명 중 발표가 보류된 의원은 총 22명이다. 권역별로는 1권역(강남 3구 제외 서울·인천·경기·전북)에서 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과 최춘식(경기 포천·가평) 의원의 발표가 보류됐다. 2권역(대전·충청)에서는 이명수(충남 아산갑) 의원 1명만 보류 지역이다. 1권역과 2권역에선 각각 1명이 컷오프 대상이다.

3명이 컷오프되는 3권역(서울 송파·강원·부산·울산·경남)에선 강원 3명(한기호·권성동·이양수 의원), 부산 1명(안병길 의원), 울산 2명(박성민·이채익 의원), 경남 2명(김영선·이달곤 의원)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명이 컷오프 대상인 4권역 서울 강남·서초와 대구·경북에선 현역 11명이 보류됐다. 서울 2명(박성중·유경준 의원), 대구 5명(류성걸·강대식·양금희·이인선·홍석준 의원), 경북 4명(김형동·김영식·박형수·윤두현 의원) 등이다.

경선이 확정된 현역 의원들의 탈락 비율도 관심사다. 교체지수 하위 10~30%인 현역 18명은 감점 20%를 적용하고,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중진 의원은 추가 15% 감점을 받는다. 상대방이 신인 가산점 등을 받는 경우 35% 이상 점수 차가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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