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환골탈태 위한 진통"…하위 20% 통보 후폭풍 강타

김영주 탈당 이어 박용진 "꼴찌라더라" 재심 신청, 친문도 가세
하위 20% 명단에 지도부 회동까지…"갈등 확실히 대처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마친 홍익표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강수련 기자 = 제22대 총선을 50일 앞둔 20일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환골탈태를 위한 진통"이라며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당내 비이재명(비명), 친문재인(친문)계의 반발이 거세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다르게 1년 전부터 시스템 공천과 당헌·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공천을 진행했다"며 "(하위 20%) 명단이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새롭게 태어나는 환골탈태를 위한 진통 정도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잘 결정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비명계가 하위 20% 명단에 많이 포함됐는가를 묻는 말엔 "아닐 것이다. 제가 아끼는 분들도 많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당내 반발은 거세다. 전날(19일) 4선 중진 국회 부의장 김영주 의원이 탈당한 데 이어 이날엔 대표적인 비명계로 꼽히는 박용진 의원이 자신의 하위 10% 통보 소식을 알리며 재심 신청을 예고했다.

하위 20% 통보가 본격화되면서 민주당 내 사천 논란은 최고조로 달하는 모습이다.

앞서 이 대표는 올드보이, 돈봉투 의혹 등을 받는 전현직 의원들에게 직접 불출마를 권고했고, 친문, 비명 인사를 제외한 설문조사가 진행됐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사천 논란이 거세졌다.

당 지도부는 해당 여론조사가 당 차원에서 이뤄진 게 아니라며 선을 그었지만, 여론조사 주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친문 홍영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선, 밀실 사천 이런 얘기가 나오고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등이 나오고 있다"며 "의원들이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이 무너진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는 빨리 종식돼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향후 친문계 의원들과 이 대표의 2선 후퇴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공관위는 물론 지도부도 비상이 걸렸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하위 20% 명단을 입수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명단은 위원장만이 가지고 있으며 통보도 위원장이 직접 한다"고 선을 그었다. 4·10 총선 공천을 둘러싼 당내 잡음이 최고조에 이르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도부는 이날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뒤 비공개회의를 열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사실이 아니고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는 내용에 대해 확실하게 대처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했고, 장경태 최고위원은 "대응방안 등 여러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연쇄 탈당 가능성', '사당화 비판' 등에선 침묵을 지켰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