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쪼개질 위기, 제3지대 해체…국힘 잡음도 감동도 없어

국힘 164곳 공천심사 안정적 마무리…뇌관 대구·경북지역 남아
민주, 김영주 탈당·박용진 반발 갈등 심화…개혁신당 통합 무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2.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시스템공천'을 내세운 국민의힘이 '잡음' 없는 공천으로 총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반발로 탈당 행렬 우려가 커지는 더불어민주당, 통합 열흘 만에 분열하고 있는 개혁신당과 비교하면 국민의힘 '안정'은 돋보인다는 평가다.

공천갈등 후유증 치유는 총선 승리의 핵심 요인인 만큼 국민의힘의 공천 과정은 총선 승리 기대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다만, 현역의원 인적쇄신이 없어 '감동' 없는 공천이란 지적과 함께 텃밭 TK(대구·경북)지역 공천이 남았다는 점은 당내 갈등의 잠재적 요인으로 꼽힌다.

20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53개 선거구 중 164곳에 대한 공천심사를 마무리하고, 99곳의 단수추천, 61곳의 경선지역, 4곳의 우선추천을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공천에 반발하는 목소리는 극히 제한적이다. 경기 용인병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서정숙 의원(비례대표) 등 일부에서 공천심사 결과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탈당이나 당 지도부를 향한 격한 비판의 목소리는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선당후사'를 외치며 텃밭을 떠나 험지로 지역구를 옮기는 중진들의 희생이 돋보인다.

이날 4선 박진 의원은 지역구인 텃밭 서울 강남을을 떠나 서대문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5선 서병수 의원은 부산 북·강서갑, 3선 김태호 의원과 조해진 의원은 각각 경남 양산을·김해을 등 험지 '낙동강벨트'에 출마했다.

공천심사 전 우려됐던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공천 논란도 찾아보기 힘들다.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비롯한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 다수가 경선을 기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서울 강남을 출마를 선언했다 논란이 되자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윤심 논란을 차단했다.

이는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 계파 논란이 극에 달하고 있는 민주당과 비교된다. 민주당은 컷오프 가능성이 높은 하위 20%에 비명계 인사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박용진 의원은 하위 10% 공지를 받았다며 당의 평가시스템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전날(19일)에는 하위 20%에 포함됐다고 밝힌 4선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둘러싼 친문-친명 간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제3지대 정당의 통합으로 출범한 개혁신당 역시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의 갈등 끝에 이날 이낙연 대표가 통합 무효를 선언하면서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야권의 혼란은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 가능성도 높인다는 분석이다. 공천 갈등은 총선 시즌이면 대부분 정당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후유증을 얼마나 잘 수습하느냐는 총선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현 여권은 과거 '옥쇄파동'으로 불리는 공천 갈등 끝에 총선에서 패배한 적이 있다.

민주당의 경우 현재와 같은 탈당이 계속된다면 지지층 분열을 피하기 어렵다. 만약 탈당파가 제3지대에 합류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실제 표심이 분산될 가능성도 높다.

개혁신당은 당초 예정했던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시기가 늦어지며 총선 준비 자체가 어려움에 빠진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지지도에서 국민의힘 44.3%, 민주당 37.2%를 기록, 양당 간 차이는 7.1%포인트(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p) 밖이었던 것은 공천 과정에서 나타난 여야 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여권의 이같은 조용한 공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인적쇄신 규모가 예상보다 작아 '감동' 없는 공천이란 비판이 나온다. 여권의 텃밭인 TK 다수 지역의 공천심사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잠재적 갈등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조사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6.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