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텃밭 다른 대응'…PK '현역 위주'-TK '내부 경쟁' 방점

국힘 현역 단수공천…PK지역 34명 중 16명·TK지역은 25명 중 4명 불과
'낙동강벨트' PK '어부지리' 우려…보수 강세 TK '인적쇄신' 부담 낮아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10차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정 위원장은 대구(12곳)·부산(18곳)·울산(6곳)·강원(8곳) 등 44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2.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의 전통적 텃밭인 TK(대구·경북)·PK(부산·경남)지역 현역 의원들이 운명이 엇갈렸다. PK지역 현역 의원들은 과반이 단수공천을 확정한 반면, TK지역에서는 단 4명의 현역 의원이 공천을 확정하면서 치열한 내부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19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심사 결과, PK지역 34개 지역구 중 16곳에서 현역 의원이 공천을 확정했다. 경남에서는 전체 16개 지역구 중 경남 김해을(조해진)·양산을(김태호) 등 우선추천 2명을 포함해 10명의 현역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18개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에서는 북·강서갑(서병수) 1곳의 우선추천을 포함해 6명이 공천을 확정했다.

반면, 반면 지역구 12곳이 있는 대구와 13곳이 있는 경북에서는 각각 2명만이 단수공천을 확정했다. TK지역 전체 25명 중 공천을 확정한 사람은 단 4명이다. 전체 현역 의원 중 16%만이 공천을 확정한 것이다.

이는 TK와 PK의 정치지형 차이로 꼽힌다. 두 지역은 모두 여권의 텃밭인 영남에 포함되지만, 구체적 지역을 살펴보면 지지세의 차이가 분명하다.

PK에서는 부산 북·강서구와 사상구·사하구, 경남 김해시·양산시 등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낙동강벨트에는 3선 민홍철 의원(김해갑)을 비롯해 재선 김정호(김해을)·전재수(부산 북강서갑)·최인호(사하갑)·김두관(양산을) 등 5명의 민주당 의원이 있다.

경남 창원 등 공단지역을 중심으로 진보세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부산의 경우 민주당 후보들이 4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지지세를 과시했다.

반면 TK의 경우 25명의 현역 의원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곳에서는 야당 후보를 찾기 쉽지 않다. 과거 비(非)보수정당 당선자는 다수가 보수정당을 탈당한 무소속 의원이었다. 지난 총선에서 홍준표 의원이, 20대 총선에서는 유승민·주호영 의원이 각각 무소속으로 당선됐는데 이들은 이후 보수정당에 복당했다.

이같은 정치지형은 여권이 두 지역의 현역의원들의 운명을 가른 배경으로 꼽힌다. PK의 경우 자칫 당내 분란이 발생할 경우 야권에 '어부지리'로 지역구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험지로 불리는 낙동강벨트에 광역권 내 중진의원을 배치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인적쇄신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 이날까지 발표된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 3곳은 모두 낙동강벨트에 자리하고 있다.

반면 TK지역의 경우 보수분열에 대한 우려가 적다. 보수가 분열하더라도 보수정당 소속 무소속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큰 만큼 여권이 인적쇄신에 나서는 데 부담이 작은 상황이다. TK지역에 험지가 없어 PK와 달리 중진의원 재배치 여지도 없는 상황이다. 이 지역 중진원들을 험지로 차출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을 선택해야 하는데, 당선 가능성이 작아 '1석'이 중요한 여권에 선택지가 될 수 없다.

과거 TK지역 인적쇄신 규모가 통상 50%을 기록했다는 점도 현역 의원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경북은 7명, 대구는 5명의 초선 의원을 각각 배출했다.

당은 이날부터 후보 재배치 등에 대한 논의는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 "지금부터는 고차 방정식"이라며 "서울에 연고가 있는 분이 대구·부산에 신청을 했는데 이런 사람 중에 재배치할 수 있는 분들이 있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