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인가, 절실함인가…이재명표 공천에 붙는 '물음표' [기자의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언주 전 의원과 차담회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이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공동취재)/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총선을 53일 앞두고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낙연 전 대표 등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의 '개혁신당' 합류로 당내 고질병인 계파 갈등이 잦아드는가 했지만, 친이재명(친명), 찐이재명(찐명), 친문재인(친문) 간 갈등은 이제부터다.

논란의 소지가 적은 지역부터 먼저 공천 결과를 발표 중이지만 벌써 잡음이 일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새 술은 새 부대에',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며 '인적 쇄신'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발언 시점과 맞물려 '밀실 회동' 논란이 일었다. 지난 13일 이 대표가 조정식 사무총장, 정성호 의원 등과의 심야 회동에서 재판 중인 노웅래, 기동민, 이수진(비례) 의원들의 컷오프를 논의했다고 알려지면서다.

컷오프 대상자로 지목된 당사자들은 "명백한 밀실 논의"라며 반발했고, 당 일각에선 각종 혐의로 일주일에 2~3회 재판을 받는 이 대표가 "책임에서 자유롭나"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해당 보도를 '오보'로 치부하며 부인하고 있지만 이 대표를 둘러싼 '사천 논란'이 불거진 대목이다.

앞서 이 대표는 경기 광주을에 출사표를 낸 문학진 전 의원 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불출마를 권고했다. 여기에 친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만남을 뒤로한 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만났다고 한다.

친문을 중심으로 같은 문재인 정부 인사인데 다른 잣대로 전략 공천을 운운한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제기한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 발언은 당내 친문계열의 반발을 샀다. 이 대표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만큼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3차 경선지역을 발표한 공천 과정에서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돈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이성만 의원도 인천 부평갑 후보자인 노종면 전 기자(영입인재 14호)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김상진 서울 광진을 예비후보는 고민정 최고위원의 단수공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에 돌입했다.

텃밭 광주에서도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한 김성진·최치현 예비후보가 "현역 의원(민형배)에게 단수공천을 준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더해 이 대표는 논란의 중심이던 이언주 전 의원의 12년 만의 복당을 환영했다. 이 전 의원은 당장 이번 총선 출마 가능성을 두고는 "모든 것을 당과 당원에게 맡기겠다"고 했지만, 당장 홍익표 원내대표부터 '선당후사'를 강조하고 있어 잡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총선 목표로 여러차례 원내1당·151석을 제시했다. 이에 자신의 대선 공약을 뒤집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 위성정당을 준비 중이고 공천에도 직간접 개입을 하고 있다.

절박함일까, 아니면 그의 말처럼 '이재명의 민주당'을 위한 길일까.

맞은편 국민의힘은 '백의종군'이 이어지고 있다. 당 안팎에선 벌써 공천 쇄신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당 모두 가장 민감한 지역의 공천을 남겨 두고 있다. 여당은 대구경북과 수도권 및 경남의 주요 지역, 야당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호남·충청의 전략지역이 남아 있다. 공천 후반에 어느 당이 공정과 쇄신에 걸맞은 공천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이번 총선 판도가 달라질 것이다. 유권자들은 공천의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지켜보고 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