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식 공천쇄신 '시험대' TK…21대 64% '물갈이' 넘어설까
16~17일 대구·경북 공천 면접심사…50% 이상 물갈이 관측
대통령실 출신 도전장…지역 중진 차출 지역 마땅치 않아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심사가 한창인데 그간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던 대구·경북(TK)지역은 이번에도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예상된다. 여권에선 최소 50% 수준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데 지난 총선에서 기록한 64%를 넘어설지 주목된다.
15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16일과 17일 경북과 대구지역 공천신청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보수의 텃밭인 TK는 매년 선거 때면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다. 지난 총선 당시 TK 지역 인적 쇄신 규모는 64%로 전국 평균 43%보다 20%포인트(p) 높았다. 20대 총선 때는 대구 75%, 경북 46% 정도의 교체율을 기록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최소 50% 수준의 인적 쇄신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TK 인적 쇄신과 관련해 "인위적인 인물 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정이 간단치는 않다.
TK지역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으로 이곳에서 새로운 인물을 얼마나 공천하는냐가 한동훈식 인적 쇄신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이 지역은 본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되기 때문에 공천이 곧 국회입성의 의미를 갖는다. 그만큼 새인물을 등용해 당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과제와 직결된다. 반면 현역들 가운데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면 과감하게 컷오프해야 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앞서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당 지지율보다 지지율이 낮은 현역의원을 교체 대상으로 삼았는데, 당 지지율이 높은 TK에서 이 기준을 토대로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적격' 판정에 반발하는 김성태 전 의원을 향해 "우리와 함께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며 인적 쇄신 의지를 밝힌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또한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TK행(行)은 현역 의원들을 더욱더 긴장하게 한다. 당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공천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TK에선 윤 대통령 지지율이 높아 현역 의원을 상대로 '대통령 철학'을 앞세운 이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김영식 의원의 경북 구미을에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과 허성우 전 국민제안비서관이 도전장을 냈다. 송언석 의원의 경북 김천에는 김오진 전 국토부 1차관, 양금희 의원의 대구 북갑에는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 박형수 의원의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에는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차장 등이 출마했다.
이곳은 다른 지역과 달리 차출과 같은 형태의 인적 쇄신도 쉽지 않다. 영남의 또 다른 축인 부산·경남에선 지역 중진을 광역권 내 험지로 꼽히는 '낙동강벨트'로 차출하면서 권역 내 인물 교체를 유도했다. 반면, 별다른 험지가 없는 TK에선 권역 내 인물 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지역에선 인물 교체에 대한 반발도 감지된다. 매번 총선에서 인적 교체가 이뤄지면서 지역을 이끌만한 중진 인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지역을 대표하고,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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