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보수텃밭…강남3구 약한고리 송파는 예측불허
20대 총선 이후 보수텃밭 균열…野 "송파지역 해볼만하다"
홍익표 서초을·추미애 송파갑 거론…與 '정권심판' 프레임 견제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서울의 대표적인 보수 텃밭인 '강남 3구'를 놓고 여야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강남 3구 중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히는 송파 지역을 놓고 여야는 피말리는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이 지역을 사수해야 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민주당의 도전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서울의 부촌으로 꼽히는 강남 3구는 서울 강남 갑·을·병, 서초 갑·을, 송파 갑·을·병 등 8개 지역구를 지칭한다. 이곳은 지난 15대 총선부터 송파지역 1개 의석을 제외한 나머지 의석을 모두 보수정당 계열이 승리해 '보수의 텃밭'으로 불린다.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모든 지역구를 차지했다. 이 기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도 보수정당이 승리했다.
20대 총선 이후 이 공식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전현희(강남을), 최명길(송파을), 남인순(송파병) 등 3명의 민주당 후보가 깃발을 꽂으면서다. 이는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7회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강남3구 승리로 이어졌다.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 약진에 제동이 걸렸다.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이 송파병(남인순)을 제외한 모든 지역구에서 승리하면서 보수세가 회복됐다.
그렇지만 과거의 쏠림 현상에서 변화가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보수정당의 7대1의 압승이지만, 다수의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40% 이상 득표하며 '경쟁'구도가 마련됐다.
송파 지역의 변화는 두드러진다. 21대 총선에서 김웅 의원이 당선된 송파갑에선 조재희 민주당 후보가 48%를 득표하며 3%p의 접전을 벌였다. 호남 출신 정치신인인 김 의원의 중도 확장성이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다.
배현진 의원의 송파을에서는 최재성 후보가 46%를 득표하며 두 후보는 4.4%p의 격차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는 안숙현 정의당 후보도 출마, 3.3%를 득표했다. 야권표를 모두 더하면 여야 격차는 1%p대로 좁혀진다.
송파병에서는 비례대표 출신 남인순 의원이 이 지역에서만 두번째로 당선되며 3선 중진 의원이 됐다.
송파의 변신은 인구 구성 변화가 주요 영향으로 꼽힌다. 여권 우세지역인 잠실4동은 재개발로 인해 3000여 세대가 이 지역을 떠났다. 반면 방이동은 재개발로 오피스텔이 들어서면서 젊은층이 대거 유입됐다.
야권은 다양한 전략 카드로 강남3구 공략하고 있다. 서울 성동에서 3선을 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외연 확장"을 외치며 서초을 지역에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지역 한 의원은 "홍 원내대표 이미지가 강남 3구에서 바라보는 엘리트 이미지가 있다. 지역에서 홍 원내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홍 원내대표가 주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송파갑 출마설도 제기됐다. 이 지역에 출마한 윤석열 대통령의 친구 석동현 전 지검장을 겨냥한 것으로, '정권심판론' 내새운 민주당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송파갑에는 석 전 지검장 외에 안형환 전 의원,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 윤인모 전 대한의사협회 이사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석 전 지검장은 추 전 장관 출마설에 "쌍수로 환영할 일"이라며 대결을 희망했다. 다만, 여권에서는 두 사람의 대결이 자칫 '정권심판론' 프레임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서울은 정권심판 여론이 크다. 인물, 구도에 따라 송파갑에서 야당이 해볼 만하다"며 프레임 경쟁을 기대했다. 그는 서초을, 강남을에서도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전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과거와 같은 강남3구의 아성이 필요한 국민의힘 입장에선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서울지역 여당 의원은 "강남은 우세하지만, 서초는 변수가 많고, 송파는 쉽지 않다"며 "지역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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