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문재인 전 대통령 얘기 듣고 준연동형으로 바꿨나"

"정략적 이해관계로 5000만명 영향 받는 선거제 하루 아침에 바뀌어"
"나도 복잡해 선거제 이해 못해…국민이 몰라도 되는 선거가 어디 있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박기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방식으로 준연동형제를 유지하기로 한 데 대해 민주당 내부 싸움의 영향이라고 지적하면서 "왜 그것에 국민이 영향을 받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제를 게리맨더링 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어제 만났는데 (문 전 대통령에게) 이야기를 듣고 (입장을) 바꾼 것이냐"며 "정략적 이해관계로 5000만명이 영향을 받는 선거제도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민주당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당원 투표로 결정하는 것으로 몰고 갔고 당연히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것이 전제였다"며 "그 뒤에 상황이 바뀐 것은 민주당 내부 싸움 말고는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이는 의석수 나눠먹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국민이 모두 이재명 대표가 정하는 대로 따라가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또한 이 대표가 준연동형제 유지 방침을 밝히면서 '여당이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반대했고 먼저 위성정당을 만들었다'고 비판한 데 대해선 "틀린 말"이라며 "처음부터 정의당과 야합했다가 뒤통수를 친 것은 자기들(민주당)"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상한 제도를 만들고 자기들 마음대로 끌어가겠다는 것이냐"며 "국민의힘의 입장은 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2020년쯤부터 오늘까지 이 대표의 말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비교해달라"며 "이 대표의 말을 국민이 어떻게 믿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민주당과의 선거제 개편 추가 협상 여부에 대해선 "선거제는 원래 합의인데 우리는 해준 적이 없다"면서 "아직 이 대표의 입장만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도 복잡해서 (선거제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국민이 몰라도 되는 선거가 어디에 있느냐"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영남권 등 양지만 찾는다는 비판에 대해선 "공천 신청은 자유"라면서도 "이기는 공천, 국민이 보시기에 수긍할 공천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총선 공천 신청자 중 용산 대통령실 참모와 장관 출신 인사는 모두 46명으로 상당수가 여당 텃밭인 영남권, 서울 한강벨트에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들에 대해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 기준에 따라 공천하면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설 명절을 앞두고 민심 청취를 위해 경동시장을 방문한 한 위원장은 상인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면서 악수했다. 그는 시장에서 황태포, 생닭, 밤 등을 온누리상품권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또한 한 어묵가게 상인이 와달라고 하자 그 자리에서 어묵을 구매해 시식하기도 했다.

goodday@news1.kr